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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옅어지는 기억, 짙어지는 레몬 마들렌의 맛금요선빵 2022. 3. 22. 08:00
금요알람 구독하기 📬 : 마들렌과 파리 오일장 재료: 달걀, 설탕, 박력분, 베이킹파우더, 무염버터 레몬즙, 코코아 가루 등을 취향에 따라 첨가 가능 파리에 열흘을 있었다. 뮤지엄 패스 일주일 권을 야무지게 쓰며 성실한 관광객의 자세로 도시를 누볐다. 가보고 싶었던 곳을 얼추 다 돌아보고 나니 그제야 파리에도 사람이 산다는 사실이 눈에 들어왔다. 출퇴근 시간에는 교통 체증에 시달리고, 친구들과 학교에 가고, 이웃과 함께 장을 보며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파리에도 있었다. 이 당연한 사실을 깨닫는데 일주일이나 걸렸다. 파리에서 오일장을 발견한 건 여행자가 으레 가지게 되는 들뜬 마음이 조금 가라앉고 숙소 근처를 지나는 시내버스의 루트가 친숙해질 즈음이었다. 버스를 타고 가며 창 밖을 내다보다 어제까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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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알람 40. 미술품의 가격은 가치에 비례하는가금요알람 2022. 3. 18. 08:00
#베스트 오퍼 #더 울프 오브 아트 스트리트 #나의 뮤즈, 그림 도둑 다정한 구독자님께 안녕하세요. 큐레이터 Q입니다. 어제부터 나흘 동안 세텍(SETEC)에서 2022 화랑미술제가 열립니다. 화랑미술제는 국내 갤러리가 모여 자신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아트페어입니다. 올해로 40회를 맞는데 이번에는 총 143개의 갤러리가 참가했다네요. 저도 얼른 가서 작품도,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들의 얼굴도 보고 싶은데 갈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마음에 드는 작품을 고민 없이 사고, 좋아하는 작가를 후원하려면 돈을 열심히 벌어야겠습니다. 그날은 아직 요원하니 이번 주말에는 미술과 관련한 영화를 보며 훗날을 기약합니다. 베스트 오퍼 (2013) 구독자님은 경매장에 가 본 적 있으신가요? 경매에 직접 참여해 본 적은요? 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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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시공을 초월한 바게트의 기억금요선빵 2022. 3. 15. 08:00
금요알람 구독하기 📬 : 바게트와 파리 재료: 밀가루, 소금, 물, 이스트 “파리”하면 거의 무조건 반사적으로 “바게트”가 떠오르는 건 아마도 유명 베이커리 프랜차이즈의 상호 탓일 게다. 그 프랜차이즈와 파리는 빵 부스러기만큼도 연관이 없겠지만 대한민국 구석구석 동네 당 하나 꼴로 자리 잡은 점포들은 한국인의 머릿속에 “파리”는 “바게트”라는 공고한 상관관계를 형성시키기에 충분했다. 나도 그중 하나다. 통신사 할인과 해피 포인트를 꼬박꼬박 적립할 때마다 언젠가 파리에 간다면 진짜 “파리 바게트”를 먹어 보리라고 다짐했다. 그리고 정말로 파리에 가게 되었다. 진정한 “파리 바게트”를 맛볼 생각에 빵순이의 마음은 정월 초하루 바람에 띄운 연 마냥 날뛰었다. 모처럼 온 기회를 함부로 날릴 순 없기에 파리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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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알람 39. 달콤한 프랑스 디저트 한 입금요알람 2022. 3. 11. 08:00
#폴레트의 수상한 베이커리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아멜리에 다정한 구독자 님께 안녕하세요. 큐레이터 Q입니다. 지난 화요일 뉴스레터 "금요선빵"은 잘 받으셨나요? 그동안 먹었던 빵의 폭신함과 향긋한 냄새를 떠올리다 보니 글을 쓰면서 자꾸만 군침이 돌았습니다. 오븐에서 갓 나와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빵, 결을 따라 부드럽게 뜯어지는 부푼 빵, 그리고 목을 적시는 커피나 우유 한 모금. 정말이지, 행복은 멀리 있지 않아요. 그리하여 이번 주는 빵과 디저트에 대한 영화를 골랐습니다. 디저트 하면 또 프랑스 아니겠어요? 달콤한 디저트로 가득한 프랑스 영화 세 편입니다. 폴레트의 수상한 베이커리 (2012) 구독자님은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와 동네빵집 중 어디를 더 선호하시나요? 어느 지점을 방문하든 일정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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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프롤로그금요선빵 2022. 3. 8. 21:23
상냥한 구독자 님께 안녕하세요. 큐레이터 Q입니다. 화요일에 웬 편지인가 하셨는지요. 거기다 제목도 『금요선빵』이라니. 이건 또 뭔가 싶으셨을 것 같습니다. 지난 시즌, 『금요알람』과 더불어 매주 화요일 아침마다 『금요예찬』을 발행했습니다. 『금요예찬』에는 영화와 관련한 에세이를 담았지요. 이번 시즌에는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영화 말고 제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써보자고 마음먹었습니다. 바로 “빵”입니다. 계란물을 입혀 구운 빵처럼 먹음직스러운 노란빛이 방 안을 가득 채우던 어느 오후, 빵과 그 빵을 먹었던 도시의 이름을 적어 내려갔습니다. 금세 열 개가 훌쩍 넘어가더군요. 이 정도면 제법 분량이 되는 글 묶음을 만들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글을 쓰는 일은 외롭고 어려운 일이라 그대로 묵혀 두고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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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알람 38. 한 표에 담긴 무게금요알람 2022. 3. 4. 08:00
#스윙 보트 #킹메이커 #서프러제트 다정한 구독자 님께 안녕하세요. 큐레이터 Q입니다. 다음 주 수요일은 제20대 대통령 선거일입니다. 오늘부터 사전투표가 시작하고 재외국민 투표는 벌써 끝났으니까 이미 투표를 마친 사람도 제법 있겠어요. 앞으로 5년 동안 우리나라를 대표할 대통령을 직접 뽑는 일은 언제 생각해도 가슴 떨리는 일입니다. 금요알람 세 번째 시즌은 선거를 주제로 한 영화 세 편으로 문을 엽니다. 너무 뻔한 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긴 합니다만, 이것 말고 또 무슨 주제를 고를 수 있었겠어요! 스윙 보트 (2008) 다수결의 원칙을 처음 학교에서 배웠을 때 한번쯤 이런 생각을 해 보셨을 거예요. 딱 한 표 차이로 선거 결과가 결정 난다면? '겨우' 한 표가 '겨우'가 아니게 되었을 때, 어떤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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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알람 시즌 3, 시작합니다.금요알람 2022. 2. 25. 08:00
다정한 구독자님께 안녕하세요. 큐레이터 Q입니다. 1월에 "데이비드 보위"를 테마로 편지를 드리고 꼬박 한 달이 지났습니다. 그간 평안하셨는지요? 저는 별탈없이 건강히 지냈습니다. 다음주면 벌써 3월이라 새롭게 금요알람을 시작하기 앞서 이렇게 인사를 드립니다. 금요알람 세 번째 시즌은 3월부터 6월까지입니다. 넉달 동안 잘 부탁드립니다. 지난 화요일이 말날이었습니다. 말날의 '말'은 동물 '말'을 뜻합니다. 따그닥, 따그닥. 바로 그 말이요. 음력 달력을 자세히 보면 십이간지가 날마다 순서대로 그려져 있는 걸 발견할 수 있는데 거기서 '말'이 그려진 날이 '말날'입니다. 예부터 말날에 장을 담그면 특히 맛이 좋다고 해서 정월 말날은 된장을 담그는 날이었다고 합니다. 요즘 세상에도 그러는 집이 있을까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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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알람 37. 응답하라 지기 스타더스트금요알람 2022. 1. 28. 08:00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마션 #월플라워 다정한 구독자님께 안녕하세요. 큐레이터 Q입니다. 새해는 잘 맞이하셨는지요. 세 번째 시즌이 시작하기 전에 1월에 문득 한번 뵙겠다고 했는데 기억하시나요? 2022년 첫 번째 뉴스레터를 쓰고 있으려니 살짝 떨리기도 하고 설레기도 합니다.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 좋아하시나요? 우리나라에서는 그리 인지도가 높지 않지만 보위의 노래는 참 많은 영화에서 삽입곡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수많은 명곡을 남긴 그는 1월에 태어났고 또 세상을 떠났어요. 그래서인지 1월이면 그의 노래가 종종 듣고 싶어 집니다. 1월의 마지막 금요일, 그의 노래로 함께 돋보였던 영화 세 편을 소개합니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2013) "This is Ground Cont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