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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맛없는 빵금요선빵 2022. 6. 16. 20:18
금요알람 구독하기 📬 : 베이글과 뉴욕 재료: 밀가루, 설탕, 소금, 이스트 뉴욕에 한 달만 살아보면 좋겠다고 종종 생각한다. 길게도 짧게도 말고 딱 한 달만. 그보다 오래 머물기에는 사람도 차도 너무 많고 물가도 비싸 심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지칠 것 같고 한 달보다 짧은 시간은 뉴욕의 구석구석을 돌아다니기에 너무 모자랄 것 같다. 센트럴 파크를 걷고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작품을 감상하고 머무는 동안 오페라나 연주회를 보려면 한 달 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 막연히 상상한다. 아마도 근시일 내에는 이루기 어려운 계획이라 그저 상상에만 머문다. 처음 뉴욕을 여행한 건 고등학생 때였다. 가이드를 따라 바쁘게 주요 랜드마크를 돌아다녔다. 화면으로만 보던 뉴욕의 마천루와 자유의 여신상을 보는 일은 신났고 대규모 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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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알람 52. 괴물같은 영화금요알람 2022. 6. 16. 20:15
#티탄 #경계선 #홀리 모터스 다정한 구독자 님께 안녕하세요. 큐레이터 Q입니다. 오늘은 조금 특별한 영화 세 편을 가져왔습니다. 정말 소개하고 싶었지만 제각각 독특해 감히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을 수 없었던 영화들이에요. 굳이 공통점을 찾자면 보는 내내 줄거리를 예상할 수 없다는 점? 노래든 영화든 그다음 멜로디나 사건의 전개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잖아요. 하지만 오늘 소개하는 영화는 어떻게 이야기가 튈지, 감이 쉬이 오지 않습니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라는 말이 꼭 맞게 적절한 것 같아요. 기이한 에너지로 가득 찬 영화들. 함께 만나 보실까요? 티탄 (2021) 영화 포스터에 새겨진 "올해의 미친 걸작"이라는 수식어가 저는 단순히 광고 카피일 줄 알았습니다. 이 영화는 작년 칸 영화제에서 황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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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명쾌한 주문금요선빵 2022. 6. 14. 00:02
토르티야와 샌안토니오 재료: 옥수수 가루 또는 밀가루, 소금, 물 텍스-멕스(Tex-Mex)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어감이 좋아서 혼자 여러 번 중얼거렸다. 텍스-멕스(Tex-Mex), 텍스-맥스(Tex-Max), 택스-맥스(Tax-Max). 엑스 발음이 두 번 겹쳐 반복되며 발음할 때마다 경쾌한 리듬을 만드는 점이 마음에 들었고, ‘E’를 ‘A’로 바꾸면 금세 엉뚱한 뜻으로 변하는 점이 재미있었다. 텍스-멕스는 텍사스와 멕시코에서 앞자리를 따와 만든 합성어로 미국식 멕시코 음식을 일컫는 말이다. 텍사스와 멕시코는 지리적으로 가깝고 텍사스는 예전에 멕시코 영토이기도했으며 히스패닉 인구 비율도 높다. 그러니 이곳에서 텍스-멕스라는 새로운 음식 장르가 생기는 건 지극히도 자연스러운 일이겠다. 멕시코를 뜻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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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알람 51. 믿음이란 이름의 광기금요알람 2022. 6. 3. 09:00
#미드소마 #사바하 #더위치 다정한 구독자 님께 안녕하세요. 큐레이터 Q입니다. 6월의 햇살이 따갑습니다. 낮에 밖에 나가면 눈이 부셔 앞을 보기가 힘들더라고요. 그렇지 않아도 작은 눈을 더 작게 뜨게 되어서 선글라스를 항상 가지고 다닙니다. 밝다 못해 하얗게 산화하는 듯한 풍경을 보면 하지가 다가오고 있음을 실감하게 됩니다. 하지하면 떠오르는 영화가 있는데, 이번 기회에 스릴러 공포 영화를 소개하면 좋겠다 싶었어요. 단전에 단단히 힘을 주고, 출발해 봅시다. 미드소마 (2019) 미드소마(Midsommar)는 스웨덴어로 한여름을 뜻하는 단어입니다. 6월 중순에 열리는 하지 축제를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고요. 고위도 지역일수록 여름은 짧고 겨울은 길어 잠시 찾아온 여름을 다 같이 즐기는 것이 하지 축제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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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후반쉼표금요선빵 2022. 6. 2. 21:08
상냥한 구독자 님께 안녕하세요. Q입니다. 어느덧 5월도 마지막 날입니다. 매화나무 아래에서 꽃 향기에 취하던 날이 얼마 전 같은데 벌써 매실이 푸르게 익어가고 있어요. 여름이 성큼 오기 전에 설탕을 가득 부어 매실청을 담아야겠습니다. 매실 생각을 하니 입 안에 침이 고이네요. 쓰려는 글은 잘 써지지 않고 입맛만 다시다가 도저히 오늘은 마감을 하지 못하겠다 싶어 이렇게 편지를 씁니다. 여름밤은 왜 이리 맛있는 음식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오르는 걸까요. 지금 한창 익어가고 있을 복숭아와 자두, 여름에 먹어야 제맛인 빙수와 냉소바. 지금쯤 담아야 할 희고 빨간 열무김치와 거기에 말아 먹는 열무국수. 사계절 먹어도 좋지만 어쩐지 여름에 한 번은 제대로 먹어야 할 것 같은 냉면. 구독자 님은 여름 맞이 음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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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알람 50. 알렉상드르 데스플라의 따스함금요알람 2022. 5. 27. 09:00
#셰이프 오브 워터 #대니쉬 걸 #셰이프 오브 뮤직 다정한 구독자 님께 안녕하세요. 큐레이터 Q입니다. 매실이 싱그러운 녹색으로 익어가는 계절입니다. 5월도 끝자락이고요. 이번 금요알람은 조니 그린우드, 방준석에 이어 세 번째 음악감독 특집으로 알렉상드르 데스플라가 참여한 영화를 가져왔습니다. 알렉상드르 데스플라가 음악감독으로 참여한 영화 중에 좋아하는 영화가 정말 많아서 무엇을 소개하면 좋을까 한참 고민했어요.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2017) 아직도 이 영화를 영화관에서 보고 나오며 느꼈던 감정이 생생합니다. 마음이 커스터드 크림처럼 몽골 몽골 해져서 사랑에 풍덩 빠지고 싶은 기분이었어요. 개봉한 지 시간이 제법 되었는데 어느 OTT에도 올라오지 않더니 몇 달 전 디즈니 플러스에서 스트리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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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크렘슈니타가 데려간 길금요선빵 2022. 5. 24. 09:00
금요알람 구독하기 📬 : 크렘슈니타와 사모보르 재료: 밀가루, 계란, 설탕, 바닐라, 럼, 우유, 커스터드 크림 자그레브 시에서 발행한 여행안내 책자에는 당일 치기로 다녀오기 좋은 근교 도시 몇 곳이 소개되어 있었다. 소책자는 놀랍게도 한국어판을 제공했다. 발칸 반도의 작은 나라에서 발행한 관광 책자가 극동의 작은 나라에서 쓰는 언어로 발행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의 손을 거쳤을까 궁금해졌다. 다시 말해, 대체 얼마나 많은 한국인이 크로아티아를 찾길래 한국어판 관광책자가 나오게 된 걸까. 불과 얼마 전만 해도 크로아티아는 우리나라에서 그리 인기 있는 관광지가 아니었는데 이제는 직항도 생기고 이렇게 한국어 관광안내문도 나오는 걸 보면 새삼 미디어의 영향력이 엄청나다 싶었다. 덕분에 한국어로 쓰인 안내문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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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알람 49. 결혼식의 면면금요알람 2022. 5. 20. 09:00
#세라비, 이것이 인생! #112번의 결혼식 #45년 후 다정한 구독자 님께 안녕하세요. 큐레이터 Q입니다. 5월은 참 행사가 많은 달입니다. 가정의 달이라고 불릴만큼 가족과 관련된 행사가 다양하게 몰려 있는데 그래서인지 결혼식도 5월에 가장 많은 것 같아요. 덥지도 춥지도 않은 날씨에 봄을 만끽하며 새로운 가정을 꾸리기 가장 적당한 계절인가 봅니다. 이번 주는 결혼식이 영화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화를 골라 보았습니다. 결혼식이라는 행사 자체에 집중해 보았어요. 세라비, 이것이 인생! (2017) 프랑스 영화는 난해하다거나 프랑스식 유머는 영 알 수 없어 취향이 아니라고 생각하셨다면, 꼭, 꼭, 꼭, 이 영화를 보시길 바랍니다. 엄마랑 함께 보면서 얼마나 낄낄거리며 웃었는지 몰라요. 영화가 끝나면 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