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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강건한 브레첼금요선빵 2022. 4. 19. 08:00
금요알람 구독하기 📬 : 브레첼과 독일 재료: 밀가루, 소금, 버터, 드라이이스트, 물, 표면을 갈색으로 만들기 위한 베이킹소다 튤립 한 다발을 샀다. 거리 곳곳에 튤립이 피어 있길래 집 안에도 그를 들이고 싶었다. 봄 한철 잠깐 동안만 튤립을 볼 수 있을 거라 짐작했다. 튤립은 언제까지 나오냐고 꽃집 사장님께 물었더니 일년 내내라는 답변을 들었다. 의외의 답변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으니 사장님이 설명을 덧붙였다. 수입 튤립이 있기 때문에 튤립 자체는 언제든 살 수 있고 봄에는 국내에서도 튤립이 생산되기 때문에 더 좋은 가격에 접할 수 있단다. 튤립은 원래 가격대가 있는 꽃인데 수입 꽃은 당연하게도 가격이 더 올라갈 테니까 싱싱하고 비교적 저렴하게 튤립을 즐길 수 있는 시기는 요즘뿐이겠다. 한껏 물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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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알람 44. 벚꽃 안주삼아 와인 한 잔금요알람 2022. 4. 15. 08:00
#와인 미라클 #부르고뉴, 와인에서 찾은 인생 #어느 멋진 순간 다정한 구독자 님께 안녕하세요. 큐레이터 Q입니다. 봄비가 촉촉이 내렸습니다. 건조했던 공기가 부드러워진 건 반가운 일인데 비 한 번에 우수수 떨어지는 벚꽃잎을 보고 있자니 너무 아쉽네요. 꽃이 진 자리에는 연녹색 잎이 돋아나고 있어요. 이러다 금세 녹음이 우거진 여름이 오겠다 싶습니다. 벚꽃 잎을 잔 위에 띄워 술이라도 한잔 해야겠어요. 지는 잎 하나에 너 한잔, 나 한잔 마시며 꽃이 나인지 내가 꽃인지 기분 좋게 어지러이 취해 봅시다. 주종은, 와인이 어떨까요. 와인 미라클 (2008) 구독자 님은 와인 하면 어느 나라가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혹시 프랑스? 저도 그렇습니다. 프랑스가 오랫동안 체계적으로 와인 생산을 관리해 온 덕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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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스콘을 갈라 버터와 잼을 바르고 홍차를 우려 티파티를 해야겠어요금요선빵 2022. 4. 12. 08:00
금요알람 구독하기 📬 : 스콘과 런던 재료: 밀가루, 소금, 버터, 설탕, 베이킹파우더, 달걀, 우유 런던에서 보낸 열흘 거의 내내 종일 흐리거나 비가 왔다. 이제 조금 내리는 비는 그냥 맞고 만다는 런던 유학생 M의 말이 과장이 아니었다. 다행히도 흐린 날씨에 비해 그리 춥지는 않아서 겨울임에도 두꺼운 패딩 점퍼 대신 코트를 입고 돌아다닐 수 있었고, 옷차림이 둔하지 않아 우산을 들어도 덜 거추장스러웠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면 영국 사람들은 겨울에도 코트만 입길래 역시 영국 멋쟁이는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다 날씨가 받쳐주어 가능한 거였다. 방한 용품으로 완전무장 후 외출을 해도 겨울 칼바람과 입김이 엉겨 속눈썹에 고드름이 얼어붙는 우리나라 겨울과는 차원이 달랐다. 그날도 아침부터 흐렸다. 가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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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알람 43. 복사꽃 필 무렵금요알람 2022. 4. 8. 08:00
다정한 구독자 님께 안녕하세요. 큐레이터 Q입니다. 바야흐로 봄이에요. 매화와 산수유, 개나리는 벌써 피고 지고, 지금은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고 합니다. 제가 살고 있는 곳은 아직 벚나무가 앙상하지만 이번 주말이 지나면 바람에 흩날리는 벚꽃 잎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주말에 꽃놀이를 계획하고 있으신지도 모르겠어요. 그렇지 않더라도 괜찮습니다. 제가 스크린 가득 꽃과 나무로 가득한 영화를 골랐거든요. 모리의 정원 (2018) 영화는 어린아이가 그린 듯 단순한 그림으로 문을 엽니다. 몇 살짜리 아이가 그린 그림이냐는 노신사의 물음에 영화의 시선은 아마도 그 그림이 그려진 곳으로 보이는 작업실로 옮겨 가는데요, 어지러이 작품과 도구가 널브러뜨려져 있고 뜬금없이 부엉이 한 마리가 새장 속에 사는 곳.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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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푸짐한 추로스와 넉넉한 사람들금요선빵 2022. 4. 5. 08:00
금요알람 구독하기 📬 : 추로스와 그라나다 재료: 밀가루, 계란, 버터, 계피가루, 설탕, 소금, 물 왠지 놀이동산에서 먹어야 제 맛이 날 것 같은 음식이 있다. 추로스가 그렇다. 캐릭터 머리띠를 하고 다정한 사람의 손을 잡고 길을 걸으며 먹어야 할 것 같은 음식. 놀이동산 특유의 경쾌한 음악과 놀이기구를 탄 사람들의 즐거운 비명 소리를 배경으로 한 입 크게 배어 문다. 조금 오래된 기름 맛과 들큼한 설탕과 계피 향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유원지에서 파는 음식이 대게 그렇듯 특별히 맛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외면할 수도 없는 맛이다. 스페인 여행을 준비하기 전까지 나는 추로스가 솜사탕이나 핫도그처럼 그냥 놀이동산에서 으레 파는 음식인 줄 알았다. 스페인에 가서 꼭 먹어봐야 할 음식 중에 추로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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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알람 42. 4월은 우리의 거짓말금요알람 2022. 4. 1. 08:00
#굿바이 레닌 #라빠르망 #캐치 미 이프 유 캔 다정한 구독자 님께 안녕하세요. 큐레이터 Q입니다. 4월입니다. 오늘은 만우절이고요, 『금요알람』을 시작한 지 1년이 되는 날이기도 합니다. 첫 번째 『금요알람』을 작년 4월 2일, "당신께 내 어깨를 빌려줄 수 있다면"이라는 제목으로 보냈습니다. 만우절에 세상을 떠난 장국영 배우의 이야기를 담았지요. 일 년이라니... 정말 믿기지가 않습니다. 이게 다 구독자 님 덕분이에요. 앞으로도 진심을 다해 열심히 편지를 쓰겠습니다. 이번 주는 다양한 이유로 거짓말을 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를 소개합니다. 굿바이 레닌 (2003) 별다른 사전 정보 없이 영화를 보기 시작했을 때 첫 시작부터 "아, 이 영화는 굉장히 흥미진진할 것이다!"하고 느낌이 올 때가 있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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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왜 하나씩만 사 왔냐 나무라시면…금요선빵 2022. 3. 29. 08:00
금요알람 구독하기 📬 : 크루아상과 바르셀로나 재료: 밀가루, 버터, 소금, 설탕, 이스트, 물, 계란 가이드북을 사며 본격 여행 준비를 시작한다. 가이드북에서 추천하는 장소 중 가고 싶은 곳을 골라 나열한 다음 구글 지도를 열어 별표를 찍는다. 머무르는 기간과 동선을 고려해 최적의 여행 루트를 머릿속으로 최대한 구체적으로 그려본다. 비루한 여행자의 체력을 고려해 주요 방문지를 하루에 두 군데 정도로 분산시키고 전체적인 이동 경로에서 너무 많이 벗어난 곳은 과감히 포기한다. 휴식 시간도 계획에 넣는다. 아무리 여러 번 시뮬레이션을 했더라도 막상 여행지에 도착하면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계획이 바뀌곤 하지만 이렇게 미리 생각을 해 두어야 마음이 편하다. 좀 피곤한 성격이다. 바르셀로나 여행도 가이드북을 읽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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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알람 41. 조니 그린우드의 네오 클래식금요알람 2022. 3. 25. 08:00
#데어 윌 비 블러드 #팬텀 스레드 #파워 오브 도그 다정한 구독자 님께 안녕하세요. 큐레이터 Q입니다. 지난 시즌 금요알람에서는 한 달에 한 번씩 감독 특집을 발행했습니다. 이번 시즌에는 매달 마지막 주 영화 음악 작곡가에 대한 이야기를 쓰려합니다. 전 영화 음악을 무척 좋아해서 음악이 기억에 남았던 영화는 사운드 트랙이 수록된 앨범만 따로 자주 듣곤 해요. 구독자 님은 어떠세요? 첫 번째로 조니 그린우드가 음악을 맡았던 영화 세 편을 소개합니다. 영국 록 밴드 라디오헤드의 기타리스트로 더 친숙하죠. 라디오헤드의 음악과 다르게 그가 영화 사운드 트랙으로 선보이는 음악은 클래식 음악에 더 가깝습니다. 데어 윌 비 블러드 (2007) 14분 34초. 영화가 시작하고 첫 번째 대사가 나올 때까지 걸린 시간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