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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요알람 42. 4월은 우리의 거짓말
    금요알람 2022. 4. 1. 08:00

    #굿바이 레닌 #라빠르망 #캐치 미 이프 유 캔

    다정한 구독자 님께

    안녕하세요. 큐레이터 Q입니다.
    4월입니다. 오늘은 만우절이고요, 『금요알람』을 시작한 지 1년이 되는 날이기도 합니다. 첫 번째 『금요알람』을 작년 4월 2일, "당신께 내 어깨를 빌려줄 수 있다면"이라는 제목으로 보냈습니다. 만우절에 세상을 떠난 장국영 배우의 이야기를 담았지요.

    일 년이라니... 정말 믿기지가 않습니다. 이게 다 구독자 님 덕분이에요. 앞으로도 진심을 다해 열심히 편지를 쓰겠습니다.

    이번 주는 다양한 이유로 거짓말을 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를 소개합니다.


    굿바이 레닌 (2003)

    별다른 사전 정보 없이 영화를 보기 시작했을 때 첫 시작부터 "아, 이 영화는 굉장히 흥미진진할 것이다!"하고 느낌이 올 때가 있습니다. 구독자 님은 어떨 때 그런가요? 저는 보통 영화 도입부에 홈 비디오나 내레이션이 나올 때 그렇습니다. 특히 낮은 화질의 홈 비디오로 시작하는 영화는 대부분 좋았던 것 같아요. 지금 소개하는 영화 『굿바이 레닌』도 그중 하나입니다.

    지그문트 얀이 첫 독일인 우주 비행사가 되던 날, 알렉스(다니엘 브륄)의 아버지는 새 사랑을 찾아 서독으로 망명해 버리고 어머니는 우울증에 빠졌다 회복한 후 열렬한 공산당원으로 활동하며 자식들을 키웁니다.

    시간은 흘러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직전인, 혼란했던 바로 그 1989년입니다. 어른이 된 알렉스는 시위에 나갔다 경찰에게 붙잡히고 그 모습을 본 알렉스의 어머니는 충격으로 쓰러집니다. 코마에서 기적적으로 깨어나지만 정신적 충격에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이에요. 예를 들면, 동독 붕괴 같은 것 말이에요.

    알렉스의 눈물겨운 사기극이 시작되며 영화는 점정 흥미진진해집니다. 열성적인 공산당원이었던 어머니가 동독 붕괴라는 사건에 충격을 받지 않도록 알렉스가 친구들과 이웃을 동원해 어떤 일을 벌이는지 함께 지켜볼까요?

    감독 : 볼프강 벡커
    러닝타임 : 2시간 1분
    Stream on Watcha

    라빠르망 (1996)

    몸에 잘 맞는 양복을 갖춰 입은 이 남자의 이름은 막스(뱅상 카셀). 직장에서도 인정받고 곧 여자 친구와 결혼을 앞두고 있습니다. 앞으로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승승장구할 일만 남은 것 같아요. 업무 미팅을 위해 들른 레스토랑에서 우연히 옛 연인 리자(모니카 벨루치)의 흔적을 마주치기 전 까지는 말이지요.

    막스는 리자를 정말 많이 사랑했습니다. 첫눈에 반해 운명처럼 사랑에 빠졌죠. 리자도 막스를 깊이깊이 사랑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녀는 막스에게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 버려요. 한마디 말도 없이 사라진 연인과 일방적인 이별을 맞게 된 막스. 그래서 2년 만에 우연히 발견한 리자의 흔적을 더욱더 놓칠 수 없습니다. 기필코 그녀를 만나 이별의 이유를 물어야 했어요. 잡혀 있던 일본 출장도 내팽개치고 흔적을 좇아간 곳에서 그는 리자를 다시 만났을까요?

    『라빠르망』은 폴 맥기건 감독이 리메이크하기도 했습니다. 원제는 『Wicker Park』인데 우리나라에는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라는 제목으로 개봉했어요. 막스와 리자 역할을 조쉬 하트넷과 다니엘 크루거가 연기했어요. 리메이크하면서 배경은 시카고로, 리자의 직업도 배우에서 현대무용가로 바뀌고 결말도 달라졌습니다. 두 영화의 다른 점을 비교하며 보는 재미도 색다른데요, 저는 『라빠르망』 쪽이 더 좋았습니다.

    감독 : 질 미무니
    러닝타임 : 1시간 52분
    Stream on Watcha

    캐치 미 이프 유 캔 (2002)

    이 영화가 개봉했을 당시 기억을 떠올려 봅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타이타닉으로 아마도 전 세계 여성들, 특히 제 주변 초딩 여자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가, 영화 몇 개를 말아먹고 난 후였지요. 이제 디카프리오의 미모도 예전 같지 않다는 평이 교실 안에서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때는 그냥 잘 생긴 게 좋았어요.

    개인적으로는 이때부터 쭉 이어지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필모그래피를 참 좋아합니다. 『갱스 오브 뉴욕』을 찍으면서 마틴 스콜시지 감독의 새로운 페르소나가 되고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로 오스카를 받기 전까지 거의 해마다 꼬박꼬박 한 편씩 영화를 찍었습니다. 그러니까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일종의 분기점 같은 영화지요.

    디카프리오 이야기만 잔뜩 했는데, 감독은 스티븐 스필버그에 배우 톰 행크스와 투톱 주연이라 일정 수준 이상의 재미는 보장된 거나 다름 없는 것 같아요. 1965년 미국을 발칵 뒤집었던 희대의 사기꾼 프랭크 아비그네일의 실화를 바탕으로 합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능청스러운 사기꾼 연기와 그를 잡으로 발에 땀나게 뛰어다니는 톰 행크스의 형사 연기가 보는 이를 즐겁게 만듭니다.

    감독 : 스티븐 스필버그
    러닝타임 : 2시간 8분
    Stream on Watcha & Netflix


    덧붙이는 이야기

    거의 모든 거짓말
    - 전석순, 민음사


    거짓말 능력에도 자격증을 준다면? 거짓말을 얼마나 잘하는지에 따라 급수를 나누어 자격을 부여하는 세상. 전석순 소설가의 장편소설 『거의 모든 거짓말』 속 이야기입니다. 책의 주인 공은 '거짓말 자격증' 2급 소지자로 1급 자격 소지가가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지요.

    시작 부분을 읽자마자 황당하면서도 기발한 소재에 빨려 들어가듯 소설을 읽게 됩니다. 책장을 덮고 나면 허구 속 세상이 더 이상 허구로만 보이지 않아 조금 씁쓸해지기도 해요. 만약 정말 이런 자격증이 있다면 나는 과연 몇 급이나 받을 수 있을까 잠시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민음사의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는 책의 만듦새부터 그 안에 담긴 이야기까지 참 멋져요. 전체 시리즈를 다 사서 책장에 꽂아두면 마음이 무척 흐뭇해질 것 같습니다.


    이번 주 영화계는 아카데미 시상식으로 떠들썩했습니다. 지난주 『금요알람』을 쓰면서 조니 그린우드가 음악상을 받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남몰래 담았는데요, 상은 한스 짐머에게 돌아갔습니다. 한스 짐머가 작업한 듄의 음악도 무척 훌륭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아쉽네요. 주말에는 라디오헤드를 들어야겠습니다.

    다음 편지에서 또 만나요.
    당신의 큐레이터, 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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