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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요알람 37. 응답하라 지기 스타더스트
    금요알람 2022. 1. 28. 08:00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마션 #월플라워

     

    다정한 구독자님께

    안녕하세요. 큐레이터 Q입니다.
    새해는 잘 맞이하셨는지요. 세 번째 시즌이 시작하기 전에 1월에 문득 한번 뵙겠다고 했는데 기억하시나요? 2022년 첫 번째 뉴스레터를 쓰고 있으려니 살짝 떨리기도 하고 설레기도 합니다.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 좋아하시나요? 우리나라에서는 그리 인지도가 높지 않지만 보위의 노래는 참 많은 영화에서 삽입곡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수많은 명곡을 남긴 그는 1월에 태어났고 또 세상을 떠났어요. 그래서인지 1월이면 그의 노래가 종종 듣고 싶어 집니다. 1월의 마지막 금요일, 그의 노래로 함께 돋보였던 영화 세 편을 소개합니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2013)

    "This is Ground Control to Major Tom
    You've really made the grade"
    "여기는 관제탑, 톰 소령에게 전합니다
    당신이 결국 해냈습니다"

    벌써 네 번째로 『금요알람』에서 벤 스틸러의 영화를 소개하네요. 미처 몰랐는데 제가 벤 스틸러를 참 좋아하나 봅니다. 아직 함께 나누고 싶은 그의 영화가 더 있는 걸 보면 말이죠. 이제 더 이상 벤 스틸러와 스티브 카렐을 헷갈리면 안 되겠습니다. 

    벤 스틸러는 이 영화에서 감독과 주연 배우 두 몫을 훌륭히 해냈어요. 그는 1939년에 발표된 소설 『월터 미티의 비밀스러운 삶(The Secret Life of Walter Mitty)』의 배경을 2007년 폐간 직전의 라이프 지로 가져와 툭하면 자신만의 상상 속 세계에 빠지고 마는 남자 "월터 미티"를 그렸습니다. 

    월터는 라이프 지에서 네거티브 필름 현상 담당으로 16년 동안 일했습니다. 폐간을 앞둔 라이프 지는 마지막 호의 표지를 사진가 숀 오코넬의 25번째 사진을 쓰기로 했는데요, 하필이면 25번째 필름만 행방이 묘연합니다. 평생 자신이 사는 동네를 벗어난 본 적 없는 월터는 사진을 찾기 위해 숀을 추적하는 여행을 시작하죠.

    숀을 찾아 아이슬란드까지 날아간 월터에게 마지막 용기를 북돋아 준 노래가 "Space Oditty (1969)"였습니다. 보위의 두 번째 스튜디오 앨범 David Bowie (1969)에 첫 번째 트랙으로 수록된 곡이에요. 영화에서는 여주인공 셰릴(크리스틴 위그)의 목소리가 더해졌습니다.  

    감독 : 벤 스틸러
    러닝타임 : 1시간 54분
    Stream on Disney+

     

    마션 (2015) 

    "There's a starman waiting in the sky
    He'd like to come and meet us"
    "하늘에 스타맨이 기다리고 있어
    그는 여기로 와서 우리를 만나고 싶어 하지"

    처음 영화 제목을 보고 "마션"이 대체 무슨 뜻인가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알고 보니 화성을 뜻하는 단어 "Mars"에 그 지역 사람임을 뜻하는 접미사 "tian"를 붙여 "Martian", 직역하면 "화성인" 쯤이 되는 단어였어요. 화성에 사람이 살지는 않으니까 마션은 우주선을 타고 화성으로 날아가 그곳에 머물게 된 사람의 이야기겠지요. 그 머무름이 의도했던, 뜻밖의 사고였던 간에요. 

    마크(맷 데이먼)는 화성 탐사 중 사고를 당해 기지에 홀로 낙오되고 맙니다. 구조대는커녕 자신이 살아 있는지도 모를 상황. 그는 식물학 전공을 살려 기지에서 식량을 확보하고 동료들이 남기고 간 물품을 뒤져 지구에 자신이 살아 있음을 알리려 갖은 노력을 다합니다. 

    마침내 마크가 살아있다는 걸 알게 된 사람들은 그를 구출하기 위해 힘을 모으죠. 그때 배경으로 보위의 노래 "Starman"이 쓰였습니다. 『The Rise and Fall of Ziggy Stardust and the Spiders from Mars (1972)』라는 아주아주 긴 제목의 앨범에 수록된 곡인데, 자우림이 앨범 『청춘예찬 (2005)』에서 리메이크하기도 했어요.

    감독 : 리들리 스콧
    러닝타임 : 2시간 24분
    Stream on Disney+

     

    월플라워 (2012)

    "Oh we can beat them, for ever and ever
    Then we could be Heroes, just for one day"
    "우린 그것들을 물리칠 수 있어, 영원히
    그러면 우리는 영웅이 될 거야,
    단 하루뿐일지라도"

    성장 영화는 볼 때마다 가슴을 아릿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습니다. 영화 『월플라워』도 그중 하나인데요, 감독 스티븐 크보스키가 자신의 동명 소설을 영화로 만들었습니다. "월플라워"는 파티에서 파트너가 없어 춤을 추지 못하는 사람을 뜻해요. 무대 가운데에 서지 못하고 벽에 붙어 꽃처럼 가만히 있기만 한다고요.

    영화의 주인공 찰리(로건 레먼)와 샘(엠마 왓슨), 패트릭(에즈라 밀러)이 바로 월플라워들이죠. 아웃사이더 십 대들이 서로를 의지하며 어른이 된다는, 어쩌면 뻔하디 뻔해 보이는 이야기를 반짝이게 만드는 건 세 배우의 멋진 연기입니다. 아역부터 탄탄히 연기 커리어를 쌓아온 로건 레먼, 해리포터 시리즈 이후 헤르미온느 역 말고 첫 주연을 맡은 엠마 왓슨, 『케빈에 대하여』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에즈라 밀러까지. 세 배우의 연기를 보고 있으면 나도 저들 틈에 끼여 신나게 거리를 달리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샘이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음악을 듣고 너무 좋다며, 무슨 노래냐고, 당장 터널로 가야 한다고 외칠 때 저는 "그 음악은 데이비드 보위의 Heroes야!"를 속으로 외쳤습니다. 보위의 음악이 흐르고, 샘이 픽업트럭 짐칸에 서서 양팔을 벌리고 바람을 맞으며 터널을 통과하는 장면을 보고 어찌 가슴 벅차오르지 않을 수 있을까요. 보위의 열두 번째 앨범 『Heroes (1977)』에 실린 이 노래는 제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곡이랍니다.

    감독 : 스티븐 크보스키
    러닝타임 : 1시간 42분
    Stream on Watcha


    덧붙이는 이야기

    우주비행사 크리스 해드필드의 Space Oddity

    많은 사람들이 보위의 노래 "Space Oddity"를 각자의 방식으로 불렀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리메이크 중 단연 돋보이는 건 캐나다 출신 우주인 크리스 해드필드(Chris Hadfield)가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부른 버전일 것 같아요. 그는 무중력 상태로 우주정거장 안을 둥둥 떠다니며 기타를 연주하고 지구를 배경으로 "Space Oddity"를 불렀습니다.

    정말로 우주에서 우주인이 부르는 "Space Oddity"는 그 무게와 감동이 남다르네요. 반 세기에 가까운 시간을 넘어 자신의 노래가 우주 공간에서 울려 퍼지는 걸 본 보위는 어떤 기분었을까요?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에 나왔던 라이프 지의 모토로 끝인사를 대신합니다.

    "세상을 보고, 무수한 장애물을 넘어, 벽을 허물고, 더 가까이 다가가 서로를 알아가고 느끼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LIFE)의 목적이다."

    다음 편지에서 또 만나요. 
    당신의 큐레이터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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