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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알람 20. 살아있는 시체들이 그대 방문을 두드릴 때금요알람 2021. 9. 10. 07:00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캐빈 인 더 우즈 #살아있는 시체들의 탄생 상냥한 구독자님께, 안녕하세요. 큐레이터 Q입니다. 이번 주는 금요알람 발행 역사상 처음으로 구독자 리퀘스트를 받았습니다. 요청 키워드는, 바로 "좀비"! 첫 리퀘스트라 좀 흥분했네요. 진정하겠습니다. 기껏 요청을 주셨는데 제가 여기서 "28일 후", "좀비랜드", "부산행" 같은 다들 한 번쯤 보았을 법한 영화를 주워섬기면 김이 빠지고 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조금 색다른 걸 준비했습니다. 분명 좀비가 나오지만 좀비 영화라고 하기에는 조금 뭣한, 하지만 정말이지 좀비 영화라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는 영화들. 함께 만나 보실까요?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2017) "액션!" 한 여자가 도끼를 든 채 절규합니다. 좀비로 변해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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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예찬 1. 산에 오르면금요예찬 2021. 9. 7. 07:00
상냥한 구독자님께, 안녕하세요. 금요예찬으로는 처음 뵙는 큐레이터Q입니다. 주말 평안히 보내셨나요? 지난 편지를 쓸 때는 여름 끝자락이었는데 벌써 바람에 가을 향기가 짙습니다. 그 향기에 어쭙잖은 제 글이 어여삐 묻어 가면 좋겠네요. 📬 금요알람 구독하기 || 친구에게 소개하기 https://url.kr/4aycxm 산에 오르면 김종관 감독의 영화 "최악의 하루(2016)"에서 은희(한예리 분)는 족히 7cm는 되어 보이는 구두를 신고 남산을 오르내린다. 아스팔트 도로가 깔려 있긴 하지만 그래도 산이라 경사가 제법 있을 텐데 구두를 신고 산을 오르내리느라 배우가 고생을 좀 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문득 내 인생 가장 힘들었던 등산이 떠올랐다. 대학생이 되어 두 번째로 맞는 가을이었다. 과방은 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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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알람 19. 여름 끝자락에 기대어 서서금요알람 2021. 9. 3. 20:01
#최악의 하루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한여름의 판타지아 다정한 구독자님께, 안녕하세요. 큐레이터 Q입니다. 참으로 무더운 여름이었습니다. 이 더위가 언제 끝나나 싶다가도 막상 바람의 온도가 낮아지기 시작하면 마음 어딘가가 알싸해집니다. 그래서일까요? 한동안 어떤 문장이든 끝에 "여름이었다."를 붙여 감성 문구를 만들어보는 놀이가 유행이었지요. 여름이라는 계절이 주는 아련함과 그리움의 정서는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여름의 끝자락에 기대어 서서 지난여름을 되돌아봅니다. 나무의 녹음이 짙어지듯 나도 이만큼 자랐구나 싶어요. 구독자님도 한 계절을 무사히 살아낸 스스로를 칭찬하고 다독여주세요. 최악의 하루 (2016) "진짜라는 게 뭘까요? 전 사실 다 솔직했는걸요." 일본인 료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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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알람 다시 시작합니다금요알람 2021. 8. 27. 19:23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다시 뵙는 금요알람 큐레이터Q입니다. 그간 어떻게 지내셨나요? 모쪼록 건강하고 무탈하셨길 바랍니다. 저는 다행히도 평안하고 건강했습니다. 하루는 긴데 한 달은 참 짧네요. 벌써 다음 주면 9월입니다. 쉬면서 곳간 가득 채워 돌아오겠노라 호기롭게 큰소리를 빵빵 쳤건만! 남들 다 볼 때 안 본 마블 영화를 뒤늦게 보느라 바빴습니다. 저는 토르가 제일 좋았어요. 무모하게 자신감 넘치는 토르, 어벙하게 웃는 토르, 로키한테 놀림받는 토르, 각성하여 천둥을 쩌렁쩌렁 내리는 토르, 뚱토르... 당신의 최애 마블 캐릭터도 궁금합니다. 다정한 구독자님께 몇 가지 알릴 소식이 있습니다. 금요알람은 넉 달 동안 발행하고 두 달 쉽니다. 앞으로도 이 패턴을 이어갈 생각이에요. 전 금요알람이라는 매체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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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알람 18. 어른도 방학이 필요해금요알람 2021. 8. 26. 18:20
#로마의 휴일 #리틀 포레스트 #데몰리션 안녕하세요. 큐레이터 Q입니다. 계절은 흘러, 밤에는 선선한 바람이 붑니다. 지난 주만 해도 이 여름을 어떻게 보내나 싶었는데 말이에요. 저와는 무관하게 흐르는 시간이 무심하고 고맙습니다. 타는 듯한 더위도, 지겨운 코로나도 언젠가 끝이 나겠지요. 그래도 지난한 시간을 버티어 내려면 잠시 일상을 멈추고 숨을 고를 시간이 필요합니다. 어른도 방학이 필요해요. 로마의 휴일 (1953) "하루 종일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싶어요" 제가 다니던 중학교의 교감 선생님은 종종 학교 방송실에서 이 영화를 틀어주셨어요. 행사 앞뒤로 자투리 시간이 있을 때를 이용해서요. 항상 뒷 이야기가 궁금할 때 즈음 영화를 중단해 버려서 교실 가득 아이들의 원성 소리가 울려 퍼지곤 했지요.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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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알람 17. 비틀스와 함께한 여름금요알람 2021. 8. 26. 18:16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비틀스: 에잇 데이즈 어 위크 #루프탑 콘서트 안녕하세요. 큐레이터 Q입니다. 😊 낮동안 태양에 뜨겁게 달구어졌던 땅의 열기가 채 식지 않은 여름밤 에게 편지를 씁니다. 다들 무더위를 피하는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겠지요. 저는 록밴드의 음악을 듣습니다. 심장을 울리는 드럼 소리, 지글거리는 기타 소리를 들으면 바깥의 열기를 이겨낼 힘이 생기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죠. 이번 주는 반세기를 거슬러 1960년대 비틀스의 음악을 만나러 떠나 봅시다. "Yesterday"나 "Let it be" 같은 유명한 노래 외에도 사이키델릭 록밴드의 면모를 뽐내는 비틀스의 노래, 만나볼 준비되셨나요?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2007) "내 얘길 들어줄 사람 누구 없나요? 나와 함께 했던 그녀에 대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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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알람 16. 섬, 여름, 바다금요알람 2021. 8. 26. 18:10
#웨일라이더 #디센던트 #바닷마을 다이어리 안녕하세요. 큐레이터 Q입니다. 언제부터였을까요? 여름이면 바다가 떠오르게 된 것이. 쏴아 쏴아 거리는 파도 소리와 하얗게 부서지는 포말, 햇살이 반사되어 반짝거리는 해수면, 바닷바람에 실려오는 바다향. 이 모든 것을 한없이 바라보아도 지겹지 않은 바다는 태고적부터 전해온 이야기를 속에 품은 채 마냥 푸릅니다. 웨일라이더 (2002) "그는 고래 등을 타고 왔다고 했다. 우리의 조상 파이키아였다." 영화는 뉴질랜드 마오리족의 탄생 설화로 시작합니다. 고래 등을 타고 이 땅에 도착했다는 그들의 선조 파이키아 이야기는 무척이나 매혹적이지요. 하지만 같은 이름을 가진 영화 주인공 파이(케이샤 캐슬-휴즈 분)의 삶은 시작부터 순탄치 않습니다. 출산 후유증으로 엄마는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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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알람 15. 찰나를 영원으로 담는 법금요알람 2021. 8. 26. 18:07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 #제네시스: 세상의 소금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 안녕하세요. 큐레이터 Q입니다. 지난 주말 '라이프 사진전'에 다녀왔습니다. '라이프'는 1936년에 창간한 사진 전문 잡지죠. 시가를 문 처칠 수상, 세계 2차 대전이 끝난 걸 기뻐하며 키스하는 남녀 같은 사진이 라이프 매거진에 실렸습니다. 온라인이나 책으로 익숙하게 접했던 이미지를 방문만 한 대형 액자 속 사진으로 접하는 일은 무척이나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흑백 사진 속 인물들이 지금 당장이라도 걸어 나와 말을 걸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진을 보는 이의 마음이 이럴진대, 그 순간을 직접 경험했던 사진작가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여기, 사진작가의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가 있습니다.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 (2013) "모순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