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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알람 78. 타란티노와 잭슨금요알람 2023. 4. 28. 09:09
#펄프픽션 #재키브라운 #헤이트풀8
다정한 구독자 님께
안녕하세요. 어느덧 4월도 마지막 주입니다. 날씨가 다시 쌀쌀해져 계절이 되감기로 돌아가고 있어요. 주변에 기침으로 고생하는 분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구독자 님은 감기 없이 잘 지내고 계신가요?
요즘 한 주, 한 주가 무척이나 빠르게 지나가는 것처럼 느껴져요. 아직 존 윅의 총소리가 귀에 선한데 벌써 시간이 흘러, 이렇게 페르소나 특집 코너가 돌아왔습니다. 오늘 소개할 조합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과 그의 페르소나 배우 사무엘 L. 잭슨! 더 이상 꾸물거리고 있다간 잭슨 배우가 당장이라도 면상에 총구를 들이밀 것 같으니 어서 시작해 봅시다.
펄프 픽션 (1994)
둘의 인연은 영화 『펄프 픽션』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영화 제목인 "펄프 픽션"은 펄프, 그러니까 싸구려 종이에 쓰인 그저 그런 이야기. 질 낮은 잡지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영화 포스터를 보면 오른쪽 부분이 험하게 다루어 낡아버린 잡지책 같은 모양이죠. 빈티지하고 감각적인 디자인 때문인지 인테리어 소품으로도『펄프 픽션』의 포스터는 지금까지 인기가 많습니다.
영화의 줄거리는 간단히 말하면 갱단의 꼬이고 꼬이는 유혈 낭자극. 하지만 사실 무어라 한 마디로 설명하기가 어려워요. 영화가 시간을 따라 선형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고 뒤죽박죽 섞여 있거든요. 정신없이 사건이 벌어지고 정체 모를 보물이 등장하고, 그 와중에 사무엘 L. 잭슨은 끊임없이 Mother F**ker를 연발합니다!
지금은 닉 퓨리로 진중한 리더의 모습으로 친숙한 배우 사무엘 L. 잭슨의 아프로 헤어와 젊은 시절 모습을 볼 수 있는 영화. 그 유명한 존 트라볼타와 우마 서먼의 댄스 장면이 나오는 영화, 『펄프 픽션』입니다.
감독 : 쿠엔틴 타란티노
러닝타임: 2시간 34분
Watch on 왓챠, 넷플릭스, 웨이브 & 티빙재키 브라운 (1997)
『펄프 픽션』의 만남이 퍽 즐거웠는지 타란티노 감독은 그의 두 번째 영화인 『재키 브라운』에서 다시 한번 사무엘 L. 잭슨을 캐스팅합니다. 그리고 그 인연은 다음으로 소개드릴 영화 『헤이트풀8』까지 이어지죠. 사무엘 L. 잭슨은 이 영화로 베를린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포스터 가운데에서 정면을 향해 총을 겨누고 있는 여자를 주목해 주세요. 그녀의 이름은 재키 브라운. 영화의 주인공입니다. 평범한 승무원으로 일하던 재키가 어느 날 경찰의 수사망에 걸려들면서 이야기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합니다. 직접적인 액션 장면이 비교적 적어서 개인적으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 중에 가장 얌전한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만 이 영화에서 사무엘 L. 잭슨은 본인이 나온 영화 중 가장 많이, 가장 다양한 방법으로 Mother F**ker를 외칩니다.
감독 : 쿠엔틴 타란티노
러닝타임 : 2시간 31분
Stream on ...헤이트풀8 (1960)
애매하게 나쁜 녀석은 가라. 여기 이 산장에 악당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여덟 명이 모였습니다. 바깥에는 눈보라가 거세게 몰아치고 어쩔 수 없이 미니의 잡화점에 발이 묶인 이들은 겉으로는 실없는 농담 따먹기나 하는 것 같지만 속으로는 현상금을 노리며 살벌하게 셈판을 굴리는 를 하는 중입니다.
그러던 탕! 총성이 울리고 누군가는 독이 든 음식을 먹고 피를 토합니다. 마치 밀실 살인 사건이 벌어지는 아가사 크리스티의 추리 소설 같은 상황이 이곳 산장에서 일어난 것이죠. 소설과 다른 점이라면 이곳에 모인 등장인물 모두가 모두 한 성질 하는 나쁜 녀석들이라는 것. 기름에 불이 붙은 마냥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갑니다. 자, 그럼 여기서 에르큘 포와로는 누구일까요? 우리의 페르소나 사무엘 L. 잭슨이 맡은 워렌일까요?
영화를 소개하고 보니 타란티노 감독은 상당이 긴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네요. 세 영화 모두 두 시간이 넘는데, 지금까지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를 보면서 러닝타임이 길다는 걸 의식해 본 적이 없어 새삼 놀랐습니다.
감독 : 쿠엔틴 타란티노
러닝타임 : 2시간 48분
Stream on 왓챠, 넷플릭스 & 티빙
덧붙이는 이야기
헤이트풀8 OST - 엔니오 모리코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영화 적재적소에 어울리는 음악을 맛깔나게 삽입하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펄프 픽션』도, 『재키 브라운』도, 감독의 가장 최근 작품인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도 영화의 OST 앨범이 아주 근사한 컴필레이션 앨범처럼 느껴지죠.
그래서 『헤이트풀8』은 예외적인 영화입니다. 영화 OST를 엔니오 모리코네 음악감독이 맡았거든요. 모리코네 음악감독이 작업 요청을 수락했을 때가 오랜 시간 러브콜을 보냈던 타란티노의 숙원이 이루어진 순간이었을 겁니다. 반대로 모리코네 감독에게 『헤이트풀8』는 OST로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 시상식의 트로피를 거머쥐는 잊지 못할 순간이 되었죠.
참! 다음 주 금요알람은 한 주 쉬어갑니다. 어린이가 부러운 어른이도 모처럼 찾아온 연휴를 만끽하겠어요.
다음 편지에서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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