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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요알람 60. 영화를 말하는 영화
    금요알람 2022. 10. 7. 08:00

    #히치콜 트뤼포 #사이드 바이 사이드 #스코어: 영화음악의 모든 것

     

    다정한 구독자 님께

    안녕하세요. 큐레이터 Q입니다. 지난 수요일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가 개막했습니다. 코로나19로 온라인과 병행하며 제한적으로 열리다 3년만에 예전의 모습을 되찾았다고 해요. 개막식날 영화의 전당을 가득 채운 인파를 보니 저도 모르게 가슴이 뛰었습니다.

    조금만 부지런을 떨었더라면 지금 부산에 있었을 텐데요. 내년을 기약해 봅니다. 영화제 대신 영화를 말하는 영화를 보며 우리 가슴속의 씨네필을 달래 볼까요.


    히치콕 트뤼포 (2015) 

    이 영화는 어떤 책에 대한 다큐멘터리입니다. 책의 제목은 영화 제목과 같은 "히치콕/트뤼포(Hitchcock/Truffaut)". 1962년, 프랑수아 트뤼포 감독이 서스펜스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과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 일주일 동안 나누었던 대화를 글로 묶어 1966년 출판했습니다. 너무나도 당연하게도 두 감독은 영화에 대해 이야기했지요. 책에는 히치콕 감독이 찍었던 영화의 장면을 하나하나 풀어놓은 이미지가 방대하게 실려 있는데 히치콕 감독이 이를 직접 설명하며 영화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들려주었다고 합니다.


    다큐멘터리는 히치콕과 트뤼포, 두 감독의 대화와 함께 이 책을 마음에 두고 성장한 영화감독들의 이야기를 함께 담았습니다. 마틴 스콜세지, 데이빗 핀처, 웨스 앤더슨, 구로사와 기요시, 제임스 그레이, 올리비에 아사야스, 리처드 링클레이터, 폴 슈레이더... 기라성 같은 감독들이 눈을 반짝이며 각자 자신의 기억을 공유하는데요, 책이 너덜너덜해져서 낱장으로 다 떨어져 나가는 바람에 고무줄로 묶어 들고 다녔다는 웨스 앤더슨 감독의 말에서 무언가 감히 침범할 수 없는 진심 같은 게 느껴졌어요.


    히치콕과 트뤼포 감독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라도 즐겁게 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입니다. 그래서 두 감독을 사랑하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어요.

    감독 : 켄트 존스
    러닝타임 : 1시간 19분
    Stream on Watcha, Tiving & Wavve

     

    사이드 바이 사이드 (2012)

    마지막으로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찍은 것이 언제인지 기억하시나요? 요즘은 대부분 디지털카메라로, 아니 정확히는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으니까요. 특별히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면 필름이나 카메라 자체를 만져볼 일이 거의 없는 것 같아요. 디지털카메라 중 덩치가 큰 편인 DSLR은 단종 절차에 들어간 모델도 많고요.


    영화도 사진과 비슷한가 봅니다. 필름으로 영화를 찍는 것과 디지털 방식으로 영화를 만드는 것. 두 가지 서로 다른 방법이 영화라는 최종 결과물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감독들의 생각을 다큐멘터리 영화 『사이드 바이 사이드』가 수집했습니다. 배우 키아누 리브스가 직접 감독들을 인터뷰하고 제작과 내레이션을 맡았어요.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이 다큐멘터리에도 등장하네요.


    키아누 리브스가 영화의 서두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이 영화는 "과학과 예술과 디지털 영화의 영향력에 관한 이야기"라고. 아날로그와 디지털, 필름과 이미지 센서라는 두 기술이 어떻게 발전했고, 어떻게 공존하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변모할지 심층적으로 다루는데요 다큐멘터리가 만들어지고 딱 십 년이 지난 지금, 그때와 얼마나 달라졌는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됩니다. 


    감독 : 크리스 케닐리
    러닝타임 : 1시간 39분
    Stream on Watcha

     

    스코어: 영화음악의 모든 것 (2016)

    졸업식날 학위복을 입고 자리에 앉아서 한스 짐머가 캐리비안의 해적 OST를 작곡하기 이전에는 대체 졸업식에서 무슨 음악이 흘렀을지 모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루한 식순 가운데 명징하게 울려 퍼진 음악을 들으면서 말이죠. 강렬하고도 기세등등한 멜로디는 이제 막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세상으로 항해를 시작하는 학생들에게 참 잘 어울렸어요.


    언제 어디서든 그 유명한 주제 멜로디가 들리면 위풍 당당히 블랙 펄의 키를 잡은 캡틴 잭 스패로우(조니 뎁)가 떠오릅니다. 이처럼 영화음악에는 단 몇 소절의 멜로디만으로 두 시간 여의 영화에 대한 기억을 순식간에 소환하는 마법 같은 힘이 있어요. 다큐멘터리  『스코어: 영화음악의 모든 것』은 그런 영화음악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영화음악을 좋아한다면 이 다큐멘터리는 반드시 보셔야 합니다. 존 윌리엄스, 한스 짐머, 대니 엘프만 같은 이름만 들어도 가슴 설레이는 음악감독들이 직접 출연해 제작 비하인드를 들려주거든요. 90분 내내 눈과 귀를 뗄 수 없답니다.


    감독 : 맷 슈레이더
    러닝타임: 1시간 33분
    Stream on Tiving


    덧붙이는 이야기 

    부산국제영화제 온라인 생중계

    직접 영화제에 참석할 수 있다면 제일 좋겠지만 세상만사가 다 내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잖습니까. 하지만 괜찮습니다. 그런 우리를 위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온라인 생중계를 준비했습니다. 네이버 나우와 유튜브 공식 채널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볼 수 있어요.

    영화제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이번에 상영하는 영화를 소개하는 티켓 카탈로그를 볼 수 있습니다. 모니터 가득 PDF 파일을 켜 두고는 보고 싶은 영화에 마우스로 하이라이트를 쳐봅니다. 몇몇 영화는 곧 극장에서도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구독자 님이 보고 싶은 영화는 무엇인가요?

    다음 편지에서 또 만나요.
    당신의 큐레이터, 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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