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금요알람 62. 오리올 파울로의 스페인 스릴러
    금요알람 2022. 10. 21. 09:00

    #더 바디 #인비저블 게스트 #폭풍의 시간

     

    다정한 구독자 님께

     

    안녕하세요. 큐레이터 Q입니다. 날이 스잔해지니 마음 몽골몽골해지는 로맨스 영화가 보고 싶다가 아예 극으로 치달아 가슴 서늘한 스릴러 영화를 보고 싶기도 합니다.

     

    그러던 차에 우연히 영화 『자백』의 예고편을 보았어요. 오랜만에 보는 소지섭 배우도, 김윤진 배우도 모두 반가웠는데 어쩐지 이야기에서 기시감이 느껴지더라고요. 알고 보니 오리올 파울로 감독의 영화 『인비저블 게스트』의 리메이크 . 평소 오리올 파울로 감독을 좋아했던터라 이번 주에는 그의 영화를 소개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더 바디 (2012) 

    구독자 님, 혹시 스페인 영화 좋아하시나요? 저는 알레한드로 아메바마르 감독의 영화 『떼시스』로 스페인 영화를 처음 접했습니다. 사실 아직 그걸 보면 안 되는 나이였는데 티비에서 해주더라고요... 스너프 필름을 소재로 한 영화를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보다가 어린 나이에 적잖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때 이후로 "스페인 영화 = 호러 스릴러"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후에 접한 스페인 출신 감독들의 영화도 대체로 이 공식에 들어맞았던 것 같아요. 오리올 파울로 감독도 그 중 하나입니다.

     

    한밤 중, 한 남자가 겁에 질려 정신없이 도망가다 교통사고를 당하는 장면으로 영화는 시작합니다. 무언가에 놀란 건지 쫓기는 건지 당사자에게 물어보면 제일 정확하겠지만 그는 혼수상태. 수사관들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모이고, 그들은 사고를 당한 남자가 경비로 일하던 시체 검시소에서 시체 한 구가 사라졌다는 걸 알게 됩니다.

     

    밀실에서 벌어진 사건, 미스터리한 단서, 비밀을 간직한 인물들, 그리고 사건을 해결하는 유능한 누군가. 마치 아가사 크리스티의 추리 소설을 읽는 듯 합니다. 어두운 화면 톤과 스페인어 특유의 빠르고 딱딱한 어투는 영화의 긴장감을 더욱 증폭시키고요. 고전 추리 소설을 오랜만에 다시 읽는 기분이라 퍽 즐거웠습니다. 2018년 우리나라에서 이창희 감독이 『사라진 밤』이라는 제목으로 리메이크하기도 했어요.

    감독 : 오리올 파울로
    러닝타임 : 1시간 52분
    Stream on Watcha, Tiving & Wavve

     

    인비저블 게스트 (2016)

    오리올 파울로 감독의 스릴러 영화를 한번 더 보고 싶다고 생각하던 차에 두 번째 영화 『인비저블 게스트』를 만났습니다. 무릇 좋은 영화란 별다른 사전 정보 없이 보아도 푹 빠져들기 마련이지만 특히 스릴러 영화는 그 효과가 가장 극적으로 나타나는 장르입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할 때 몰입도가 가장 높은 것 같아요. 『인비저블 게스트』도 그랬습니다. 감독 이름과 포스터 이미지 하나 달랑 보고 영화를 선택했는데 100분이 순식간에 지나갔어요.

    그래도 영화를 소개하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을 수는 없으니까 아주 살짝만 말씀드릴게요. 유력한 살인 사건 용의자인 아드리안(마리오 카사스)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승률 100%의 변호사 버지니아(안나 와게너)를 선입합니다. 무난하게 결백함을 밝힐 수 있을 거라는 예상과 다르게 새로운 증인이 나타나며 판세를 뒤집을 결정적 증거가 필요해져요. 주어진 시간은 단 세 시간. 버지니아는 아드리안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 그의 누명을 벗기고 자신의 승률을 지킬 수 있는 진실 말이죠.

    영화의 원제는 "Contratiempo"로 "뜻밖의 사고"라는 뜻입니다. 저는 "인비저블 게스트"라는 제목보다 원제가 더 마음에 드네요. 여러 가지 의미가 중첩되어 있거든요. 영화에서 누구에게 어떤 의미로 "뜻밖의 사고"가 몇 번이나 일어났는지 곱씹어보게 됩니다.

    감독 : 오리올 파울로
    러닝타임 : 1시간 46분
    Stream on Watcha, Netflix, Tiving & Wavve

     

    폭풍의 시간 (2018)

    이만하면 그를 스릴러 장인이라 불어도 되겠다 싶을 때쯤, 오리올 파울로 감독이 타임슬립물을 들고 돌아왔습니다. 시간여행이라니, 식상한 소재가 아닌가 싶었지만 그는 이마저도 솜씨 좋게 자신의 스타일로 요리해냅니다.

     

    폭풍우가 심하게 몰아치던 밤, 베라(아드리아나 우가르테)는 새로 이사한 집에서 발견한 오래된 텔레비전을 매개로 한 소년과 연결됩니다. 25년 전 이 집에 살았던 소년. 베라의 시점에서 그 소년은 교통사고로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났고 베라는 소년의 죽음을 막아보려 합니다. 그녀의 간절함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짐작조차 하지 못한 채 말이지요.


    영화에 익숙한 배우가 등장해서 반가웠습니다. 드라마 『종이의 집』에서 교수 역할을 맡았던 알바로 모르테 배우가 이 영화에도 출연했거든요. 시종일관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화면을 장악했던 드라마와 대비되는 색다른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감독 : 오리올 파울로
    러닝타임: 2시간 9분
    Stream on Netfilx


    덧붙이는 이야기 

    영화 『자백』 예고편

    서두에 이야기했던 영화 『자백』의 예고편으로 오늘 편지를 마무리할까 합니다. 원작인 『인비저블 게스트』와 얼마나 비슷하고 또 얼마나 다를지 궁금하네요. 평범한 문장도 긴박함이 느껴지게 만드는 스페인어 대신 친숙한 모국어로 채워진 영화에서 색다른 스릴을 느낄 수 있을지 기대해 봅니다.

    다음 편지에서 또 만나요.
    당신의 큐레이터, Q

     

    금요알람 구독하기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