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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요알람 54. 빗 줄기 속 토머스 뉴먼
    금요알람 2022. 6. 24. 09:00

    #쇼생크 탈출 #로드 투 퍼디션 #1917


    다정한 구독자 님께

    안녕하세요. 큐레이터 Q입니다. 
    장마가 시작되었습니다. 시원하게 내리 꽂히는 빗줄기를 보고 있으니 마음까지 후련해지더군요. 물론, 실내에서 창 밖을 볼 때만 말이지요. 구독자 님은 오가는 길 괜찮으셨는지요.

    6월 마지막 금요일. 장맛비를 뚫고 금요알람 세 번째 시즌의 마지막 편지를 보냅니다. 네 번째 음악 감독 특집으로 토머스 뉴먼 감독이 참여한 영화를 소개합니다. 


    쇼생크 탈출 (1994) 

    영화채널 OCN에서 틈만 나면 틀어 주던 그 영화. 줄거리를 다 알면서도 채널을 돌리다 만나면 홀린 듯 끝까지 보게 되던 바로 그 영화. 너무 유명해서 굳이 설명이 필요할까 싶은 영화, 『쇼생크 탈출』은 토머스 뉴먼이 음악을 맡았습니다.

    유능한 은행원이었던 앤디(팀 로빈슨)가 누명을 쓰고 종신형을 받고 쇼생크 교도소에 수감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영화의 원제는 『The Shawshank Redemption』으로 탈출이라는 단어가 없어요. "Redemption"이라는 단어는 악에서 누군가를 구하다는 구원의 의미와 금융 용어로 상환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영화의 주인공 앤디가 은행원이었고 쇼생크 교도소에서 비공식적으로 간수의 돈을 관리하는 일을 했다는 걸 생각해보면 이중적인 뜻이 함축된 의미심장한 제목이죠.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다르게 소개되었습니다. 때문에 제목이 스포일러 아니냐는 웃지 못할 농담도 생겨버렸어요.

    영화의 원작은 스티븐 킹의 중편 소설입니다. 저는 스티븐 킹의 작품치고 굉장히 서정적인 영화라 느꼈는데 직접적으로 피가 튀는 장면도 없고 악령 같은 무서운 존재가 나오지도 않잖아요.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사회적으로 촉망받던 사람이 억울하게 교도소에 갇히고 그곳에서 살아 남기 위해 고분군투 한다는 설정이 그 어떤 이야기보다 실질적인 공포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이 영화를 서정적이라 생각한 건 아마도 영화의 전체적 정서를 토머스 뉴먼 감독의 음악이 부드럽게 감싸고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감독 : 프랭크 다라본트
    러닝타임 : 2시간 22분
    Stream on Watcha & Netflix


    로드 투 퍼디션 (2002)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영화 포스터가 인상적입니다. 『쇼생크 탈출』과 함께 "비 내리는 영화 포스터 특집"으로 소개드리려 했는데 적당한 세 번째 영화를 찾지 못해 묵혀 두고 있다가 토머스 뉴먼 음악 감독 특집으로 이렇게 두 편 모두 소개드려요. 혹시 "비 내리는 영화 포스터 특집"의 세 번째에 넣으면 좋을만한 영화를 알고 있으시다면 제게 살짝 알려주시어요.

    포스터에서 폭우 속에 서 있는 두 남자는 누구일까요? 중절모를 쓰고 한 손에 총을 든 남자의 이름은 마이클(톰 행크스). 마피아 조직의 일원으로 보스의 신임을 얻어 주요 임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오른쪽의 아이는 그의 아들 마이클 주니어(타일러 후츨린). 늘 아버지가 무슨 일을 하는지 궁금하지만 아버지는 한 번도 자신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속시원히 대답해 주지 않습니다. 마이클 주니어가 아버지 몰래 차 뒷 자석에 올라탔던 날, 지독히도 비가 내렸고 둘은 사건에 휘말리고 맙니다.

    『로드 투 퍼디션』은 마피아 영화이면서 가족영화이기도 합니다. 액션이나 조직 간의 힘겨우리보다는 마이클과 마이클 주니어 사이의 관계를 묘사하는데 더 무게를 두죠. 샘 멘데스 감독이 연출한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에 토머스 뉴먼의 음악이 더해져 만들어진 색다른 층위와 깊이를 함께 감상해 볼까요?

    감독 : 샘 멘데스
    러닝타임 : 1시간 57분
    Stream on Disney+

    1917 (2020)

    토머스 뉴먼 음악 감독의 기다란 필모그래피 중 어느 영화를 마지막으로 소개하면 좋을까 고민하다 최근 작품으로 하나를 골라왔습니다. 제1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전령을 전달하는 임무를 맡은 두 병사의 이야기를 담았어요.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장면이 하나로 이어진 듯한 롱테이크 편집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전체가 하나의 롱테이크는 아니고 여러 개의 롱테이크 신을 잘 이어붙여 하나처럼 보이게 만들었어요.

    영화 『1917』은 탄탄한 연출과 높은 완성도로 여러 시상식에서 상도 많이 받고 셈 멘데스 감독의 최고작으로 꼽히기도 합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함께 후보에 올랐는데 작품상과 감독상을 『기생충』이 가져가면서 여러 모로 화제가 되기도 했어요.

    예전에 드니 빌뇌브 감독 특집 편에서 로저 디킨스 촬영 감독을 소개드리며 영화 『1917』을 잠시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드니 빌뇌브 감독과 함께 압도적으로 아름답고 때로는 신비롭기까지한 장면을 촬영했던 로저 디킨스 감독은 샘 멘데스 감독과도 여러 영화를 함께 했어요. 그리고 여기에 토머스 뉴먼 감독을 더하면 그야말로 환상의 팀이 만들어집니다. 이 셋이 함께한 영화로는 『1917』 이외에도 『자헤드』, 『레볼루셔너리 로드』, 『007 스카이폴』 등이 있습니다. 

    감독 : 샘 멘데스
    러닝타임 : 1시간 59분
    Stream on Watcha & Netflix


    덧붙이는 이야기 


    토머스 뉴먼의 가족은 음악가 집안으로 유명합니다. 가족 구성원 중에 음악가로 활동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중 가장 유명한 사람을 꼽자면 그의 아버지 알프레드 뉴먼이 아닐까 싶어요. 영화관에서 누구나 한번 쯤 들어보았을 법한 테마, 20세기 폭스의 팡파르 음악을 작곡했습니다.

    그런 아버지의 영향이었을까요? 토머스 뉴먼도 일찍부터 영화 음악으로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정말 많은 영화에 참여했고 앞으로도 여러 작품으로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가 영화 『1917』의 음악 작업을 하며 남긴 영상을 마지막으로 덧붙입니다. 

    쉬는 동안 많이 그리울 거예요. 항상 건강하시길!
    당신의 큐레이터, 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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