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금요알람 7. 팅커, 테일러, 여름엔, 첩보물
    금요알람 2021. 8. 24. 20:09

    #팅커 테일러 솔져 스파이 #모스트 원티드 맨 #리틀 드러머 걸

     

    안녕하세요. 큐레이터 Q입니다. 

    지난 한주 어떠셨나요? 언제나처럼 평안하셨기를 바랍니다. 😊

     

    올해는 여름이 조금 늦는가 했더니 생각하기 무섭게 더워졌네요. 이제는 정말이지 그동안 미루고 미루어왔던 겨울옷 세탁을 해야겠어요. 옷장도 여름옷으로 바꾸어 채우고 에어컨 점검도 하고, 주말에는 이렇게 여름 맞이 채비를 할 계획입니다.

     

    혹시 여름을 맞이하는 특별한 방식이 있나요? 저는 여름이 오면 책, 영화를 가리지 않고 스릴러 장르를 봅니다. 스릴러 장르도 따지고 들어가면 매우 그 폭이 넓지만 이번 주는 첩보물을 골랐습니다. 때마침 이번 주말에는 비 예보도 있고, 비 하면 또 영국 아니겠어요? 영국에서 온 스파이물 소설가 존 르 카레의 작품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를 소개합니다. 


    팅커 테일러 솔져 스파이 (2011)

    영화의 제목을 보고 무슨 제목이 이런가 했습니다. 도무지 무슨 뜻인지 종잡을 수가 없더라고요. 영화를 보고 나면 자연스럽게 그 궁금증이 해소되긴 하는데 미리 힌트를 드리자면 영국 전래동요 가사에서 따온 것입니다. 왜, 우리도 어렸을 때 술래를 뽑으려고 "코카콜라 맛있어, 맛있으면 또 먹지, 또 먹으면 배탈나"하는 아무 의미 없는 가사의 노래를 불렀잖아요? 그것의 영국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팅커(땜장이), 테일러(재단사), 솔저(군인), 세일러(선원), 리치맨(부자), 푸어맨(가난뱅이), 베거맨(거지), 시프(도둑) 순으로 이어진다고 합니다.

     

    제목으로 미루어 내용을 짐작해 볼 수 있겠네요. 아이들이 술래를 뽑듯 조직에 숨어 있는 스파이 색출 작전이 이야기의 골자입니다. 작전 실패와 조직 내 정치에 휘말려 영국 정보국에서 은퇴한 조지 스마일리(게리 올드만 분)가 재무부 차관의 부탁으로 조직 내 스파이를 찾는 과정을 추적합니다.

     

    본 시리즈나 007 시리즈가 뜨거운 스파이물이라면 이 영화는 매우 매우 차갑습니다. 화려한 액션을 스마일리의 냉정한 리더십과 화면을 뚫고 쏟아질 것 같은 빗줄기로 가득 채우죠. 배우를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게리 올드만, 콜린 퍼스, 마크 스트롱 그리고 풋풋한 느낌의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톰 하디도 만날 수 있어요. 참고로 게리 올드만은 영국인입니다.

     

    감독 : 토마스 알프레드슨

    러닝타임 : 2시간 7분

    Stream on Watcha & Netflix

     

    모스트 원티드 맨 (2014)

    제목을 우리말로 번역하면 '1순위 지명수배자'정도가 되겠네요. 영화는 911 테러 이후 어느 날 독일 함부르크에 등장한 전 테러리스트 '이사 카르포프(그리고리 도브리긴 분)'를 두고 벌어지는 각 단체 사이의 알력 관계를 파고듭니다. 누군가는 그를 이용해서 더 큰 무언가를 잡으려 하고, 누군가는 하루라도 빨리 이사를 잡아 잠재적인 테러 요소를 없애고 싶어 하죠. 

     

    독일 비밀 요원 군터(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분)의 모습이 평범한 월급쟁이의 삶과 어딘가 많이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테러리스트 소탕'을 '업무 목표 달성'으로 바꾸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것이 흥미롭기도, 서글프기도 합니다.

     

    배경은 독일인데 배우들은 영어로 대화하는 점이 옥의 티이지만 이야기가 가진 힘과 배우들의 연기가 워낙 묵직해서 이내 잊게 됩니다. 특히 이 작품을 마지막으로 남긴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의 뒷모습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습니다.

     

    감독 : 안톤 코르빈

    러닝타임 : 2시간 1분

    Stream on Watcha

     

    리틀 드러머 걸 (2018) 

    스파이물에서 여성 캐릭터가 이야기의 중심인물로 나타나는 경우는 흔치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리틀 드러머 걸'은 존 르 카레의 소설 중 가장 인기가 덜했던 작품이라고도 하죠. 하지만 박찬욱 감독은 자신의 장기를 십분 발휘하여 주인공 찰리(플로렌스 퓨 분)를 스크린에서 눈부시도록 생생하게 빚어냈습니다.  

     

    1970년대 영국과 이스라엘, 중동의 복잡한 정치 관계를 배경으로 합니다. 배우 지망생 찰리는 우연히 스파이 작전에 휘말리게 되나, 곧 자신의 의지로 작전에 참여합니다. 어디까지고 연기이고 어디까지가 진심인지 알 수 없는 혼란함 속에서 강력하게 존재감을 발하는 배우들은 우리를 점점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만들어요.

     

    '리틀 드러머 걸'은 영화가 아니고 드라마입니다. BBC에서 6부작으로 방영했고 우리나라에는 왓챠에서 독점 스트리밍 중입니다. BBC에서 르 카레의 다른 작품인 '나이트 매니저(2016)'도 드라마로 방영했는데 언젠가 소개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감독 : 박찬욱

    에피소드 : 6개, 각 1시간 정도

    Stream on Watcha


    함께하면 좋을 글

    리틀 드러머 걸 제작기
    씨네21 김혜리 기자의 박찬욱 감독 인터뷰

    드라마 리틀 드러머 걸은 작품만큼이나 제작 뒷이야기도 궁금했습니다. 박찬욱 감독이 영국에서, 그것도 BBC에서 드라마를 만든다니 어찌 호기심이 일지 않을 수 있겠어요.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된 각본을 가지고 다국적 배우들에게 연기 디렉션을 내리고, 스태프를 통솔하는 일이 얼마나 험난했을지 짐작조차 가지 않습니다. 

     

    드라마가 마음에 드셨다면, 김혜리 기자의 인터뷰 기사도 함께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제작 뒷이야기와 더불어 놓치고 지나갔던 부분들도 되짚어 볼 수 있어요.

     

    인터뷰 보러 가기


    서로 속고 속이면서 벌어지는 냉혹한 두뇌 게임이 르 카레 표 첩보물의 묘미가 아닐까 합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만드는 스파이의 세계에 두 눈과 귀를 크게 열고 함께 빠져보아요.  

     

    돌아오는 금요일에 또 만나요.

    당신의 큐레이터Q

     

    금요알람 구독하기 📬

     

    뉴스레터 발행일: 2021. 05. 14.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