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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알람 5. 조금은 엉뚱한 가족 이야기금요알람 2021. 8. 24. 19:55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캡틴 판타스틱 #미스 리틀 선샤인
안녕하세요. 큐레이터 Q입니다.
지난 한주 어떠셨나요? 이제 여름인가 했는데 다시 쌀쌀해져서 정신이 없네요 😊
영화 미나리가 연일 화제입니다. 여러 영화제에서 상도 받고, 윤여정 배우는 얼마 전 아카데미에서 조연상을 받아서 큰 화제가 되었지요. 미국으로 이민 간 아들네 가족을 도우려 미국으로 날아간 할머니를 연기했다네요. 전 아직 영화를 보지 못했지만 기사를 읽어 보면 윤여정 배우가 맡은 할머니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할머니의 모습과는 조금 다른 것 같아요.
가족이라는 주제는 여러 영화에서 다양하게 변주됩니다. 가족이 함께 어려움을 극복해내는 과정을 다루기도 하고 가족 구성원 사이의 갈등에 집중하기도 하죠. 때로는 간담이 서늘해지는 서스펜스를 자아내기도 합니다. 미나리의 스트리밍을 기다리면서 저와 함께, 조금은 엉뚱한 가족의 이야기를 만나볼까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2014)
집을 빼놓고 가족을 이야기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내고 일터에 갔다 돌아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 어쩌면 집은 가족을 하나로 묶어주는 구심점이자 또 하나의 가족 구성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런 집이 갑자기 사라진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초등학생 지소(이레 분)는 이런 집을 잃고 봉고차에서 생활한 지 벌써 한 달째입니다. 마트 시식코너에서 배를 채우는 동생은 한심하기만 하고 자존심을 세우느라 이모네 집으로 가지 않는 엄마도 싫습니다. 아빠는 피자 가게가 망하고 어디로 사라졌는지도 모르고요. 거기다가 친구에게 봉고차에 사는 걸 들키기까지 했어요. 이렇게 끝인가 했는데 친구는 지소와 함께 집을 구해보자고 합니다. 어떻게요? 부자로 보이는 아줌마의 개를 훔쳐서요!
평당 오백만 원을 보고 평당이 분당 옆에 있는 동네인 줄, 오백이 집값인 줄 아는 어린이들이 개를 훔치려고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는 동안 이상하게도 입꼬리가 내려갈 줄을 모릅니다. 지소의 계획이 성공하면 좋겠어요.
감독 : 김성호
러닝타임 : 1시간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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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판타스틱 (2016)
영화가 시작하면 울창한 숲이 스크린을 가득 채웁니다. 숲에서 평화롭게 풀을 뜯는 사슴을 온몸에 진흙을 바른 남자가 칼 한 자루로 사냥했을 때, 저는 플레이 버튼을 잠시 멈추고 제가 보고 있는 영화가 맞는지 확인했습니다. 조금 후 똑같이 진흙칠을 한 무리의 사람이 등장하고 그중 가장 나이가 많아 보이는 남자가 다가와 말합니다.
"오늘 소년은 죽었다. 그리고 그는 남자가 되었다"
그러니까 캡틴 판타스틱은 숲 속에서 살고 있는 한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벤(비고 모텐슨 분)은 기존의 사회 제도나 교육 방식을 모두 거부하고 자신이 직접 아이들을 가르칩니다. 아이들은 거칠게 신체를 단련하고, 불 피우는 법을 배우고, 숲에서 자급자족하며 살아남는 법을 배웁니다. 밤이면 모닥불에 둘러앉아 책을 읽고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도 부르고요.
이 정도면 웬만한 공교육 못지않은 홈스쿨링인 것 같긴 한데, 사회와 단절하고 고립된 생활이 지속되어도 괜찮을지 모르겠습니다. 벤이 어떤 신념으로 숲 속의 삶을 선택했는지, 그리고 아이들은 아빠의 말에 언제까지 반항 없이 따를지 궁금해지지 않나요?
감독 : 매트 로스
러닝타임 : 1시간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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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리틀 선샤인 (2006)
어렸을 때 미스 코리아 선발대회를 텔레비전으로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예쁜 드레스를 입고 반짝이는 왕관을 쓰고 환하게 웃는 언니들을 보면서 공주는 바로 저런 모습일 거라고 생각했죠. 지금은 미인 대회에 대한 인식도, 생각도, 사회적 분위기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래도 예쁜 드레스는 한번 입어보고 싶네요.
여기, 어린이 미인 대회 '미스 리틀 선샤인'의 우승을 꿈꾸는 소녀 올리브(아비게일 브레스린 분)가 있습니다. 할아버지와 대회에서 선보일 장기자랑을 준비하는데 뭔가 좀 이상합니다. 아이에게 가르칠 게 아닌 것 같아요. 그뿐만이 아닙니다. 할아버지는 화장실에서 몰래 헤로인을 하고 오빠는 몇 달째 묵언 수행 중. 거기에 애인에게 차이고 자살 시도를 했다가 병원에서 퇴원한 외삼촌까지. 아무래도 범상치 않은 올리브네 가족인데요, 하지만 올리브의 미인 대회 출전을 위해 모두가 합심해 장거리 여행을 떠납니다. 시동도 제대로 걸리지 않는 고물 버스를 타고 과연 제시간에 도착이나 할 수 있을런지. 올리브네 가족의 미스 리틀 선샤인 출전기를 따라가 보아요.
감독 : 조나단 데이턴
러닝타임 : 1시간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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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면 좋을 책
고령화 가족 (2010)
천명관천명관 작가는 도저히 있을 것 같지 않은 캐릭터에게 탁월한 솜씨로 생명력을 불어 넣습니다. 처음에는 무슨 이런 허풍쟁이가 다 있나 싶다가도 나도 모르게 이야기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말아요. 천 작가는 소설을 쓰기 전 시나리오 작가로 지난한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인물들의 대화가 입에 착착 감겨요.
주인공은 실패한 영화 감독으로 더 이상 까먹을 게 없어 어쩔 수 없이 나이 오십줄에 엄마 집으로 돌아옵니다. 그런데 엄마의 집에는 자신보다 더 답이 없어 보이는 형과 여동생이 이미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요. 어째 집에 제대로 된 사람이 하나 없냐며 투덜거리고 하루도 평온할 날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이 이상한 가족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내 가족을 떠올리게 됩니다.
소설은 동명의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어요. 윤여정 배우가 대책없는 자식들을 맞는 엄마 역할을 맡았네요.
시대가 흐르면서 가족의 형태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그리고 요즘은 1인 가구도 늘어나는 추세이죠. 꼭 결혼이 아니더라도 주거지를 공유하고 마치 가족처럼 함께 사는 사람들도 있고요.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인정하고 진정한 가족이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볼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돌아오는 금요일에 또 만나요.
당신의 큐레이터Q
뉴스레터 발행일: 2021. 0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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