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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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알람 38. 한 표에 담긴 무게금요알람 2022. 3. 4. 08:00
#스윙 보트 #킹메이커 #서프러제트 다정한 구독자 님께 안녕하세요. 큐레이터 Q입니다. 다음 주 수요일은 제20대 대통령 선거일입니다. 오늘부터 사전투표가 시작하고 재외국민 투표는 벌써 끝났으니까 이미 투표를 마친 사람도 제법 있겠어요. 앞으로 5년 동안 우리나라를 대표할 대통령을 직접 뽑는 일은 언제 생각해도 가슴 떨리는 일입니다. 금요알람 세 번째 시즌은 선거를 주제로 한 영화 세 편으로 문을 엽니다. 너무 뻔한 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긴 합니다만, 이것 말고 또 무슨 주제를 고를 수 있었겠어요! 스윙 보트 (2008) 다수결의 원칙을 처음 학교에서 배웠을 때 한번쯤 이런 생각을 해 보셨을 거예요. 딱 한 표 차이로 선거 결과가 결정 난다면? '겨우' 한 표가 '겨우'가 아니게 되었을 때, 어떤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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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알람 37. 응답하라 지기 스타더스트금요알람 2022. 1. 28. 08:00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마션 #월플라워 다정한 구독자님께 안녕하세요. 큐레이터 Q입니다. 새해는 잘 맞이하셨는지요. 세 번째 시즌이 시작하기 전에 1월에 문득 한번 뵙겠다고 했는데 기억하시나요? 2022년 첫 번째 뉴스레터를 쓰고 있으려니 살짝 떨리기도 하고 설레기도 합니다.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 좋아하시나요? 우리나라에서는 그리 인지도가 높지 않지만 보위의 노래는 참 많은 영화에서 삽입곡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수많은 명곡을 남긴 그는 1월에 태어났고 또 세상을 떠났어요. 그래서인지 1월이면 그의 노래가 종종 듣고 싶어 집니다. 1월의 마지막 금요일, 그의 노래로 함께 돋보였던 영화 세 편을 소개합니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2013) "This is Ground Con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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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알람 33. 욕망하는 여자들금요알람 2021. 12. 10. 08:00
#레이디 맥베스 #매혹당한 사람들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다정한 구독자님께 안녕하세요. 큐레이터 Q입니다. 폴 버호벤 감독의 영화 『베네데타』를 보고 왔습니다. "이 영화를 야외상영으로 결정하다니, 광기의 부산국제영화제였다."라는 감상평에 "17세기 레즈비언 수녀 스캔들 실화"라는 자극적인 홍보 문구까지 보고 나니 감히 영화를 보지 않을 수 없었어요. 영화가 끝나고 상영관을 나오면서 저는 좀... 슬펐습니다. 같이 영화를 본 엄마도 그냥 여기 나온 사람이 다 안되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욕망과 금기, 억압과 그것을 깨고자 한 광기. 얼마나 많은 여자들의 욕망이 억울하게 바스러져 사라졌을까요? 지금은 좀 달라졌을까요? 여기 욕망하는 여자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 영화가 있습니다. 레이디 맥베스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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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알람 31. 진실을 눈 속에 파묻고금요알람 2021. 11. 26. 08:00
#파고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윈드 리버 다정한 구독자님께 안녕하세요. 큐레이터 Q입니다. 이번 주에 눈 보셨나요? 잠시 흩날리다 말아서 첫눈을 보았다고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여졌습니다. 아침에 커튼을 걷었는데 밤새 내린 눈에 하얗게 변한 바깥 풍경이 눈에 들어올 때 어찌 탄성을 내뱉지 않을 수 있을까요. 눈길을 헤치고 갈 출근길 걱정은 잠시 미뤄두자고요. 이번 주는 설원을 배경으로 한 스릴러 영화 세 편을 골랐습니다. 수북이 쌓인 눈 속에 진실을 파묻은 이들은 어떤 결말에 이르게 될까요? 파고 (1996) 코헨 형제는 제게 대하기 어려운 직장 동료 같았습니다. 그들의 영화는 분명 좋은 줄 알겠는데 마음 편히 보긴 힘든, 마냥 어려운 건 아닌데 그렇다고 쉬운 것도 아닌 영화로 느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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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알람 29. 수학의 즐거움금요알람 2021. 11. 12. 08:00
#히든피겨스 #이미테이션 게임 #뷰티풀 마인드 다정한 구독자님께 안녕하세요. 큐레이터 Q입니다. 다음 주 목요일이 수능입니다. 해마다 수능 때면 유독 추위가 매서운데 날씨가 추울 때 수능을 보는 건지 수능날이라 추위가 더 맹렬한 건지 알 수 없네요. 부디 전국의 모든 수험생분들이 그간 준비한 실력을 모두 잘 발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수학능력시험의 '수학'은 학문을 뜻하는 '수학(數學)'이 아니라 학업을 닦는다는 뜻의 '수학(修學)'이지만 갈고닦으며 정진한다는 점에서 둘은 쌍둥이처럼 닮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래서 이번 주 금요알람은 수학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를 소개드려요. 세 영화 모두 실화를 바탕으로 합니다. 히든 피겨스 (2016) 미국과 소련이 우주 탐사로 열을 올리던 1960년대, 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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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알람 28. 이 가을을 너와 함께 걷고파금요알람 2021. 11. 5. 08:00
#만추 #멋진 하루 #세상의 끝까지 21일 다정한 구독자님께 안녕하세요. 큐레이터 Q입니다. 걷기 좋은 계절입니다. 붉고 노랗게 물든 가로수를 보며 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푸른 하늘 끝으로 눈이 닿게 되는 가을이에요. 지금 구독자님의 창문 밖으로는 어떤 하늘이 보이나요? 11월 첫 주 금요알람은 두 사람이 함께 길을 떠나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남녀가 주인공이지만 뻔한 로맨스 영화는 아니에요. 로맨스의 클리셰를 빼고 난 자리를 무엇이 대신하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만추 (2011) "안녕. 오랜만이에요." 한 여자가 불안정한 걸음으로 걸어옵니다. 멍과 상처 투성이인 얼굴보다 더 걱정되는 건 당장이라도 바스라질 것 같은 그녀의 눈빛입니다. 대체 그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고요하고 평화로워 보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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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알람 27. 건반 88개가 이야기를 시작하면금요알람 2021. 10. 29. 08:00
#피아노 #미카엘 하네케의 피아니스트 #로만 폴란스키의 피아니스트 다정한 구독자님께 안녕하세요. 큐레이터 Q입니다. 지난주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가 막을 내렸습니다. 6년 전 조성진 피아니스트가 우승해 화제가 되기도 했죠. 원래 5년마다 열리는데 코로나19로 1년 연기되어 올해 열렸습니다. 유튜브로 대회를 실황 중계했는데요, 저는 나중에 파이널 영상만 보았습니다. 우리나라와 폴란드는 시차가 7시간이라 라이브는 보기 어렵더라고요. 오랜만에 쇼팽의 피아노 곡을 들으며 즐거운 한주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언제가 좋을까 고민하며 묵혀둔 피아노 영화를 꺼냈습니다. 그렇지 않을 때가 있을까 싶긴 하지만 가을은 피아노 연주를 듣기 딱 좋은 계절이니까요. 피아노 (1993) 언어는 감정을 표현하는데 그다지 유용한 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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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알람 26. 드니 빌뇌브의 황량함금요알람 2021. 10. 22. 08:00
#블레이드 러너 2049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프리즈너스 다정한 구독자님께 안녕하세요. 큐레이터 Q입니다. 지난 화요일 영화관에 다녀왔습니다. 드니 빌뇌브 감독의 영화 『듄』이 개봉했기 때문이죠. 백만 년 만에 간 영화관은 낯설고 친숙했어요. 그 사이 거의 두 배는 된 것 같은 티켓 가격에 놀라기도 했고요. 하지만, 커다란 스크린과 웅장한 소리, 영화 이외에 다른 자극이 없는 적절한 어둠은 여전히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아야 하는 훌륭한 이유가 되어주었습니다. 『듄』은 오래 기다리고 기대했던 만큼 아름답고 장엄했습니다. 러닝타임이 길어서 지루할까 걱정했는데 감독이 욕심을 부려서 더 길게 만들었어도 괜찮았겠다 싶어요.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가 러닝타임이 세 시간이었잖아요. 영화가 흥행해서 2편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