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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요알람 2. 벚꽃피는 계절이면 네가 그리워
    금요알람 2021. 8. 24. 19:39

    #봄날은_간다 #4월_이야기 #메밀꽃_운수좋은날_봄봄

     

    안녕하세요. 큐레이터 Q입니다. 

    지난 한주도 잘 지내셨나요? 당신께서 잘 지내셨다면 저도 잘 지냈습니다.

     

    봄입니다. 이제 정말 봄이에요. 이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벚꽃이 나무에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는데 지금은 거의 다 떨어지고 그 자리를 연두색 잎들이 대신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도 남은 벚꽃 잎이 바람에 흩날리면 괜스레 마음도 살랑살랑 요동을 치네요. 이 마음 멈출 길 없어 어쩔 줄 모르는 계절입니다. 

     

    따뜻한 봄날에는 햇볕에 몸을 말리면서 도시락 들고 소풍을 가야 하는데 요즘 상황이 그렇지를 못해서 상념만 늘어가네요. 누구를 그리워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채 끊임없이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마는 봄날에 함께하면 좋을 영화 세 편을 골랐습니다.


    봄날은 간다 (2001)

    너무 많이 패러디되어서 이제는 하나의 밈이 되어버린 유명한 작업 멘트 "라면 먹고 갈래요?"가 여기에서 나왔죠. 정확히는 "라면 먹을래요?"인데 강릉에서 라디오 프로그램 피디로 일하고 있는 은수(이영애 분)가 음향 엔지니어인 상우(유지태 분)에게 건네는 말입니다. 

     

    사랑이 어떻게 시작하고 끝나는지 여전히 미스터리지만 이 영화를 보고 나니 조금은 알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서로 마음이 커가는 속도가 달라서 사랑은 참 어렵고, 그래서 더 소중한 것 같습니다. 그런 일이 어찌 사랑뿐일까 싶기도 하고요.

     

    여기서 뜬금 퀴즈! 은수가 상우에게 끓여준 라면이 신라면이었을까요, 진라면이었을까요? 궁금하다면 이번 주말 '봄날은 간다'를 감상해 보시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동안 나오는 김윤아의 노래 '봄날은 간다'도 놓치지 마세요. 😊

     

    감독 : 허진호

    러닝타임 : 1시간 54분

    Stream on Netflix

     

    4월 이야기 (1998)

    우즈키(마츠 다카코 분)는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홋카이도에서 도쿄로 혼자 이사를 옵니다. 캠퍼스는 흐드러지게 핀 벚꽃으로 가득하고 새로 사귄 친구의 권유로 들어간 낚시 동아리도 즐겁지만, 어딘가 허전합니다. 우즈키가 멀리 도쿄까지 온 진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영화 "러브레터"로 유명한 이와이 슌지 감독이 4월의 캠퍼스에 가득한 설렘을 섬세하게 스크린에 담았습니다. 대학 새내기의 풋풋함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어요. 극적인 사건이나 반전 같은 건 없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뭘 해도 서툴고 그래서 더 빛나는 이십 대 초반이라는 시절을 벚꽃이 필 때마다 생각하게 만들어요. 러닝타임도 한 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으니 부담 없이 감상할 수 있답니다.

     

    감독 : 이와이 슌지

    러닝타임 : 1시간 7분

    Stream on Naver Series on & Kakaopage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 (2014)

    제목이 익숙하신가요? 달 밝은 날 메밀꽃 핀 산길을 두 장돌뱅이가 걸으며 겪는 이야기를 담은 이효석 작가의 "메밀꽃 필 무렵", 설렁탕을 사 왔는데 왜 먹지를 못하냐며 울고 말았던 한 남자의 운수 좋은 날을 그린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 딸 점순이 키가 커야 성례를 시켜준다며 일만 부려먹는 장인과 기약 없는 머슴살이에 지쳐버린 주인공의 실랑이를 코믹하게 묘사한 김유정의 "봄봄"까지. 한국 근현대 단편 소설 세 편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습니다. 

     

    고등학교 문학 시간에 한 번 이상 밑줄 치며 읽었을 단편 소설들이죠. 그때는 시험공부 하느라 급급해 알지 못했던 이야기의 참맛을 영상으로 느끼며 색다른 봄맞이 이벤트를 함께 만들어 보아요.

     

    감독 : 안재훈, 한혜진

    러닝타임 : 1시간 30분

    Stream on Watcha

     

     

     

     


    함께하면 좋을 책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우타노 쇼고 (2004)

     

    제가 본 책은 다른 표지였는데 최근에 옷을 바꿔입고 새롭게 출판되었네요. 이번 금요알람 제목도 이 책 제목에서 따왔어요. 워낙 오래전에 읽은 책이라 그 사이에 절판되었으면 어쩌나 했는데 표지 리뉴얼까지 한 걸 보면 무척이나 꾸준히 사랑받았나 봅니다. 

     

    제목만 보면 로맨스 소설인가 싶지만 사실 추리 소설이에요. 사건이 벌어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인물이 고군분투합니다. 따지고 보면 사랑 이야기이기도 해요. 추리 소설이니까 줄거리는 최대한 이야기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벚꽃 지는 계절이 돌아올 때마다 "아, 이런 책이 있었지"하고 떠올릴 수 있다면 우리의 인생이 조금 더 다채로워지지 않을까요.

     

     

    마음 따뜻한 봄날 보내시고요, 돌아오는 금요일에 또 만나요.

     

    돌아오는 금요일에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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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레터 발행일: 2021. 04.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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