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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요알람 16. 섬, 여름, 바다
    금요알람 2021. 8. 26. 18:10

    #웨일라이더 #디센던트 #바닷마을 다이어리

     

    안녕하세요. 큐레이터 Q입니다. 

     

    언제부터였을까요? 여름이면 바다가 떠오르게 된 것이. 

    쏴아 쏴아 거리는 파도 소리와 하얗게 부서지는 포말, 햇살이 반사되어 반짝거리는 해수면, 바닷바람에 실려오는 바다향. 이 모든 것을 한없이 바라보아도 지겹지 않은 바다는 태고적부터 전해온 이야기를 속에 품은 채 마냥 푸릅니다.


    웨일라이더 (2002) 

    "그는 고래 등을 타고 왔다고 했다.

    우리의 조상 파이키아였다."

     

    영화는 뉴질랜드 마오리족의 탄생 설화로 시작합니다. 고래 등을 타고 이 땅에 도착했다는 그들의 선조 파이키아 이야기는 무척이나 매혹적이지요. 하지만 같은 이름을 가진 영화 주인공 파이(케이샤 캐슬-휴즈 분)의 삶은 시작부터 순탄치 않습니다. 출산 후유증으로 엄마는 세상을 떠나고 쌍둥이 오빠도 그 길을 따랐습니다. 부족을 이끌 지도자를 오매불망 기다리던 할아버지 '코로'는 남겨진 아이가 여자라는 사실에 크게 실망하죠. 파이의 아빠는 오로지 가문의 대를 이어 줄 아들만을 바라는 코로에게 질려 고향을 떠나버립니다. 딸의 이름을 반항하듯 '파이키아'라고 지어주고 말이지요.

     

    코로는 자전거를 태워 손수 등하교를 시키는 다정한 할아버지이기도, 여자는 지도자가 될 수 없다며 파이의 소질을 보고도 전통을 배우는 걸 용납하지 않는 매정한 할아버지이기도 합니다. 부족의 사명과 재능, 여자라는 제약이 파이를 어디로 이끌지 망망한 바다는 알고 있을까요?

     

    감독 : 니키 카로

    러닝타임 : 1시간 41분

    Stream on Watcha

     

    디센던트 (2011)

    "본토에 사는 친구들은 내가 하와이에 살기 때문에 낙원에 산다고 여긴다."

     

    이번 영화의 배경은 하와이입니다. '하와이'라는 단어가 주는 낭만적인 휴양지 이미지 때문에 종종 그곳에 사람이 산다는 사실을 잊어버릴 때가 있죠. 영화는 그런 사람을 비웃듯 속사포처럼 자신의 현실을 쏟아내는 맷(조지 클루니 분)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합니다. 

     

    맷은 잘 나가는 변호사입니다. 어느 날 보트 사고로 아내가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기 전까지만 해도 남부러울 것 없는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죠. 요사이 아내와 소원하게 지내긴 했지만 별문제 아닐 거라고 생각했는데 병원 침대에 누워있는 아내를 보니 막막한 마음뿐입니다. 

     

    기숙학교에 있는 큰 딸 알렉산드라(쉐일리 우들리 분)에게 엄마의 사고 소식을 전하지만 부쩍 자라 버린 딸과의 대화는 어렵기만 하고 재개발 문제를 얼른 결정하자고 독촉하는 친척과의 관계도 껄끄럽습니다. 거기에 큰 딸로부터 생각지도 못한 아내의 외도 소식까지 듣고 나니... 맷은 그저 하와이안 셔츠가 흠뻑 젖을 때까지 땀을 뻘뻘 흘리며 거리를 달릴 수밖에요.

     

    감독 : 알렉산더 페인

    러닝타임 : 1시간 55분

    Stream on Netflix

     

    바닷마을 다이어리 (2015)

    "스즈, 가마쿠라에 올래? 우리랑 같이 살래? 넷이서."

     

    가마쿠라는 도쿄에서 전철로 한 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도시입니다. 바다와 접해 있어 도쿄에서 당일치기 여행 코스로 인기 있는 곳이지요. 이 바닷마을의 한 오래된 목조 가옥에 '사치', '요시노', '치카' 세 자매가 살고 있습니다. 15년 전 외도로 가족을 떠난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그들은 이복 동생 '스즈'를 만납니다. 그리고 곧 넷이 함께 가마쿠라에서 살게 되죠. 영화는 세 자매의 삶에 스즈가 스며들어가는 모습을 따뜻하게 그립니다.

     

    영화는 동명의 만화가 원작인데요 아홉 권의 만화를 영화 한편으로 만들었는데도 어색하거나 모자란 느낌이 없습니다. 그래도 시간 제약으로 다루지 못한 에피소드가 많을텐데 영화로 담지 못한 내용은 무엇이었을까 퍽 궁금해졌어요. 영화에 잔잔하게 스며든 음악은 작곡가 칸노 요코가 맡았습니다. '카우보이 비밥'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라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즐겁게 놀랐네요.

     

    감독 : 고레에다 히로카즈

    러닝타임 : 2시간 7분

    Stream onWatcha


    바다를 본 게 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이번 주말은 영화에 등장한 바다를 보면서 아쉬운 마음을 달래야겠어요. 

     

    돌아오는 금요일에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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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레터 발행일: 2021. 0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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