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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요알람 12. 비행기 타고 하늘을 가르는 상상
    금요알람 2021. 8. 26. 17:56

    #터미널 #인 디 에어 #플라이트

     

    안녕하세요. 큐레이터 Q입니다. 😊

    코로나로 바깥출입도 여행도 참 어려운 일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비행기를 타러 공항으로 간 게 아득한 옛날처럼 느껴지네요. 

     

    공항은 묘한 설렘으로 가득 찬 공간입니다. 떠나는 이에게는 새롭게 만날 사람과 도시에 대한 기대로, 도착하는 이에게는 무사히 비행을 마치고 착륙했다는 안도로, 기다리는 이에게는 곧 만날 사람에 대한 반가움에 마음이 들썩거리는 곳이지요. 


    터미널 (2004) 

    여기, 공항에 갇혀버린 한 남자가 있습니다. 그의 이름은 빅터 나보스키(톰 행크스 분). 비행기를 타고 뉴욕으로 날아오는 사이에 그의 고국 크로코지아에서 쿠데타와 내전이 발생해 여권이 정지되고 맙니다. 미국 국무부는 빅터의 비자를 취소시켜 입국을 막았고 크로코지아로 돌아가는 비행기도 모두 중단되었어요. 졸지에 무국적자가 되어버린 빅터는 뉴욕에도 크로코지아에도 가지 못하고 JFK 공항에 머무르게 되죠. 

     

    기약도 없이 공항에서 지내게 된 빅터를 대하는 사람들의 반응이 참 다양합니다. 공항의 책임자는 빅터가 문제를 일으켜 자신의 승진이 어그러질까 노심초사하며 어떻게든 그를 쫓아내려고 합니다. 공항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빅터를 관찰하며 혹시 스파이는 아닌지 궁금해하고요. 매일 바삐 오가는 사람들로 가득한 공항에서 빅터는 홀로 동떨어져 하염없이 입국과 귀국을 기다립니다. 하지만 마냥 기다리고 있지만은 않은데요, 공항에서 빅터가 마주하는 크고 작은 모험들을 따라가다 보면 공항이 하나의 독립된 세상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크로코지아는 실제 존재하는 나라는 아니고 영화에서 가상으로 설정한 나라입니다. 언어나 정치적 배경을 보았을 때 동유럽의 나라들을 모델로 한 것 같아요. 영화에서 빅터가 키릴 문자와 알파벳을 비교해가며 영어를 공부하고 곤경에 빠진 러시아인을 도와주기 위해 통역사로 나서기도 하지요 

     

    감독 : 스티븐 스필버그

    러닝타임 : 2시간 8분

    Stream on Netflix (until June 30th)

     

    인 디 에어 (2009)

    하늘 높이에서 내려다본 세상은 참으로 생경합니다. 지상에 발을 붙이고는 볼 수 없었던 도로의 얽힘 새와 해안가의 구불거림, 날씨와 관계없이 하얗게 몽글거리는 구름의 윗면을 보고 있노라면 그동안 내가 알고 왔던 세계가 참으로 좁고 작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영화는 이렇게 상공의 비행기에서 보이는 미국 곳곳을 비추며 시작합니다. 

     

    공항을 집처럼 여기는 라이언(조지 클루니 분)은 해고 전문가입니다. 자신의 직원들에게 직접 해고를 알리기를 꺼려하는 고용주들을 대신해서 해고 사실을 고지하죠. 직업 특성상 비행기를 밥 먹듯 탈 수밖에 없는 라이언의 은밀한 목표는 천만 마일리지를 모아서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플래티넘 카드를 가진 회원이 되는 것입니다. 목표 달성이 가까운 어느 날, 회사가 온라인 해고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청천벽력 같은 뉴스에 라이언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죠. 라이언은 시스템을 개발한 신입직원 나탈리(안나 켄드릭 분)를 데리고 함께 출장길에 나섭니다. 자신이 그동안 해왔던 일의 정당성을 입증하기 위해서요.

     

    라이언은 컨베이어 벨트의 로봇 팔처럼 불필요한 움직임 하나 없이 캐리어를 꾸리고 공항 검색대를 통과합니다. 그런 그가 가방 하나에 인생을 모두 담을 수 있을 정도로 가벼워야 한다고 말할 때 설득당하지 않기란 쉽지 않죠. 하지만 그렇게 마냥 가벼운 삶이 정말로 옳은 것인지 영화가 끝날 때쯤 다시 되묻게 됩니다. 

     

    감독 : 제이슨 라이트만

    러닝타임 : 1시간 48분

    Stream on Netflix (until June 30th)

     

    플라이트 (2012)

    "This is your captain speaking..."

    비행기에 탑승 후 안전벨트를 매고 약간은 긴장된 마음으로 이륙을 기다리다 보면 어김없이 듣게 되는 말이지요. 기장의 저 멘트를 시작으로 진짜 비행이 시작되는데요, 어쩌면 저 말은 육지와 하늘을 가르는 주문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영화 플라이트는 비행기 조종사 휘태커(덴젤 워싱턴 분)의 이야기입니다. 휘태커는 잦은 음주와 마약, 전처와의 갈등으로 엉망진창인 사생활을 유지하고 있지만 비행기 조종석에서는 냉정한 판단력으로 운항을 이끕니다. 그는 전원 사망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위기 상황에서 추락하는 비행기를 뒤집는 기지를 발휘해 기적적으로 착륙하고 대부분의 승객을 구하죠. 이 사고로 그는 국민적인 영웅이 되지만 조종 전 마셨던 술이 그의 발목을 붙잡습니다. 영웅과 알코올 중독자의 딜레마에서 휘태커는 어떤 선택을 할까요?

     

    감독은 영화 전반부의 비행기 추락 장면을 정말 실감 나게 묘사합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다 못해 숨쉬기 조차 멈추게 만들어요. 긴장을 극한까지 끌어올렸던 초반부가 끝나고 나면 휘태커 개인의 삶이 이야기의 중심으로 옮겨 오는데요 차분한 드라마로 이어지는 후반부가 전반부와 대조되어 더욱 이야기에 집중하게 만듭니다. 

     

    감독 : 로버트 저메키스

    러닝타임 : 2시간 18분

    Stream on Watcha


    다시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가르는 날을 꿈 꿉니다. 영화 속 공항과 비행기 이야기로 아쉬움을 달래 보아요. 어서 자유롭게 여행을 떠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돌아오는 금요일에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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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레터 발행일: 2021. 0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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