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요알람 67. 용허리에 앉아 하늘을 나르네금요알람 2022. 11. 25. 09:00
#드래곤 길들이기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우스오브드래곤
다정한 구독자 님께
안녕하세요. 큐레이터 Q입니다. 지난주 금요알람의 제목(큰 칼 휘두르며 창공을 가르고)을 가만히 보다가, 이렇게 대구가 맞아떨어지는 제목으로 뉴스레터를 써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가요?
용은 동서양 모두에서, 그리고 다양한 장르에서 작품 수 만큼이다 다채롭게 변주되는 주제입니다. 같은 상상 속의 동물인데 유니콘은 거의 하나의 이미지만을 가지고 있는 것과 대비되네요. 자, 그럼 용허리에 앉아 하늘을 날아오를 준비, 되셨나요?
드래곤 길들이기 (2010)
첫 번째로 소개드리는 영화는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입니다. 저는 영화관에서 이 영화를 보지 못하고 최근에 넷플릭스에서 보았는데, 3D로 보았으면 참 좋았겠다 싶었어요. 2009년에 아바타가 개봉하면서 3D 영화 붐이 일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 애니메이션도 그중 하나였나 봐요. 혹시 구독자 님은 영화관에서 보셨나요?
석양이 아름다운 섬 버크. 그곳에서 바이킹 족은 일곱 세대를 이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들을 괴롭히는 단 하나의 존재는 바로 드래곤. 드래곤이 들이닥칠 때마다 온 마을 사람들은 드래곤과 전쟁을 치르는 일이 일상이죠. 우리의 주인공 히컵(제이 바루첼)은 자신도 멋지게 드래곤을 퇴치해서 족장인 아버지와 마을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데요, 어김없이 드래곤이 쳐들어 온 날 자신이 발명한 대공포로 미지의 드래곤 '나이트 퓨리'를 명중시킵니다.
전설적인 드래곤 나이트 퓨리를 마주하게 된 마을의 말썽꾸러기 히컵. 그는 자신에게 붙여진 딱지를 떼고 바라던 대로 마을의 영웅이 될 수 있을까요?
감독 : 크리스 샌더스, 딘 데블로이스
러닝타임 : 1시간 38분
Stream on Netflix, Tiving & Wavve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2001)
치히로네 가족은 시골로 이사를 가는 중입니다. 길을 잘못 든 건지 공터로 남겨진 테마 파크에 도착했는데요, 음식 냄새에 이끌려 치히로의 부모님은 주인의 허락도 없이 홀린 듯 게걸스레 음식을 먹기 시작합니다. 해가 저물고 돌아가자는 치히로의 애원에도 아랑곳없이 식사를 계속하던 부모님은 어느새 돼지로 변해버렸고 치히로는 그렇게 어딘지 모르는 세계에 갇혀 버리고 맙니다.
서양과 동양의 용은 닮은 듯 많이 다릅니다. 가끔은 드래곤은 그저 드래곤으로, 용은 용으로 불러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드래곤이 등장하는 실사 영화는 제법 있는데 용이 등장하는 실사 영화는 거의 없는 것도 같은 맥락이 아닐까 싶습니다 (여기서 용가리를 떠올리셨다면... 찌찌뽕!)
동양적인 용이 등장하는 장면을 생각하다 가장 먼저 떠오른 영화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었어요. 여담인데, 이 영화를 얘기할 때면 늘 던지는 실없는 농담이 있습니다.
"그거 알아? 치히로 아빠 차 아우디다?!"
감독 : 미야자키 하야오
러닝타임: 2시간 6분
Stream on Netflix하우스 오브 드래곤 (2022)
HBO 드라마 『왕좌의 게임』의 프리퀄이 나왔습니다. 조지 R.R. 마틴의 원작 소설 『얼음과 불의 노래』을 바탕으로 2011년 첫 시즌을 시작한 이래 전 세계 팬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했던 엄청난 시리즈였으며 동시에 허무하고 어이없는 마무리로 수많은 원성을 자아내기도 했던 바로 그 『왕좌의 게임』의 프리퀄입니다. 제목에 걸맞게 용이 알부터 성채까지 아주 다채롭게 나옵니다. 그리고 이 용들을 부리며 하늘을 날고 이를 무기로 나라를 다스리는 타르가르옌 가문이 있고 그들의 왕위쟁탈전이 드라마 내내 이어집니다.
『왕좌의 게임』 마지막 시즌에 호되게 당한 느낌이라 새롭게 시작하는 『하우스 오브 드래곤』을 볼까 말까 조금 망설였는데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왕좌의 게임』을 보지 않았다도 괜찮아요. 프리퀄이니만큼 이전 시리즈와 그리 중요한 연결고리가 없거든요. 판타지물을 좋아하고 주인공들이 용을 타고 시원하게 구름 위를 나르는 모습을 보고 싶다면 주저 말고 시청 버튼을 누르세요!
감독 : 미겔 서포크닉
에피소드 : 10편. 편당 60분 내외.
Stream on Wavve
덧붙이는 이야기
진화 신화 - 김보영 소설
긴 세월에 걸쳐 이루어지는 진화가 한 세대, 수십 년 안에 이루어진다면? 삼국사기에 등장하는 괴이한 생명체들이 실제로 존재했다면? SF적인 상상력과 설화, 역사가 마구 뒤섞여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탄생했습니다. 김보영 작가의 소설 『진화 신화』 이야기입니다.
때는 고구려 언젠가. 가뭄과 폭정으로 어지러운 나라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람들은 사람에서 사람이 아닌 무언가로 변신, 아니 진화를 시작합니다. 삼촌에게 왕위를 빼앗긴 고구려 왕자도 예외는 아니죠. 선왕은 죽을 때까지 사람의 모습을 유지하는 일의 엄중함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 그는 사람의 형상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 점점 무언가로 변해가는 왕자. 그런 그를 끝까지 추격하는 탐욕스러운 삼촌. 그리고 무어라 명명할 수 없는 존재들.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던 왕자가 끝내 도달한 곳은 어디일까요?
첫 장을 펼치자마자 역사와 SF라는 묘한 조합에 속절없이 빠져들고 맙니다. 책에 함께 실린 김홍림 작가의 일러스트도 아름답습니다. 그리 길지 않은 이야기니까요, 부담 갖지 말고 김보영 작가가 빚어낸 기묘한 세계 속으로 거침없이 들어가 봅시다.
다음 편지에서 또 만나요.
당신의 큐레이터, Q'금요알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금요알람 69. 그레타 거윅의 뉴욕, 뉴욕 (0) 2022.12.09 금요알람 68. 마음을 데우는 따뜻한 한 입 (0) 2022.12.02 금요알람 66. 큰 칼 휘두르며 창공을 가르고 (0) 2022.11.18 금요알람 65. 핸들을 쥔 구원자 (0) 2022.11.11 금요알람 64. 귀여운 말썽쟁이 동물 친구들 (0) 2022.11.04